영풍그룹 계열사 인터플렉스가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 행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플렉스 홈페이지
영풍그룹 계열사 인터플렉스가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 행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플렉스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핵심 전자부품인 인쇄회로기판을 제조하는 영풍그룹 계열사 인터플렉스가 좀처럼 실적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신일운 사장을 새 수장으로 맞았지만 적자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삼성전자에서 선보인 Z폴드3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혜기업으로 꼽히는 인터플렉스의 향후 실적 흐름이 주목된다.

◇ 적자 또 적자… 어두운 터널 언제까지

인터플렉스는 영풍그룹 계열의 전자부품 제조사다. 부품 간 회로를 연결시켜주는 보드인 연성인쇄회로기판(FPCB)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스마트폰은 물론 각종 태블릿기기, 스마트TV, 나아가 자동차와 로봇에 이르기까지 사용처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인터플렉스의 실적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이 기간 누적된 영업손실은 1,100억원이 넘는다. 

기간을 넓혀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인터플렉스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2017년만 빼고 모두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14년 917억원 △2015년 847억원 △2016년 515억원 △2018년 662억원 △2019년 167억원 △2020년 277억원 등이다. 모처럼 흑자를 기록한 2017년엔 6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겼지만 연이은 적자를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치를 합산한 인터플렉스의 영업손익은 2,773억원 손실이다.

단순히 수익성만 저조한 것도 아니다. 유일하게 좋은 실적을 남긴 2017년 8,055억원을 기록했던 연간 매출액은 △2018년 3,139억원 △2019년 4,391억원 △2020년 3,23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실적 흐름은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인터플렉스는 올해 상반기 1,628억원의 매출액과 1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행진을 그대로 이어갔다.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6%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규모는 그보다 많은 65.4% 증가한 모습이다.

이는 올해 새롭게 수장 자리에 앉은 신일운 사장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만드는 요인이 아닐 수 없다. 삼성전기 출신인 신일운 사장은 영풍그룹 계열사인 코리아써키트를 거쳐 2017년 인터플렉스에 합류했다. 이어 지난 3월 전임 백동원 사장의 뒤를 이어 인터플렉스 대표에 취임한 바 있다. 하지만 취임 첫해 적자 흐름을 끊기는커녕 적자규모가 커진 모습이다.

문제는 이 같은 실적 부진을 타파할 해법이 뚜렷하지 않다는데 있다. 인터플렉스의 적자 등 부진한 실적은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상황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라는 점에서 개선책을 모색하는 것이 쉽지 않다.

물론 희망적인 전망이 없는 건 아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선보인 폴더블폰 Z폴드3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부품공급사인 인터플렉스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Z폴드3 출시 이후 인터플렉스의 주가가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낸 점은 이러한 기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편, <시사위크>는 구체적인 실적 배경 및 향후 계획 등을 문의했으나 인터플렉스 관계자는 “답변드릴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연이은 실적 부진으로 영풍그룹의 ‘미운오리’로 전락한 인터플렉스가 신일운 사장 체제에서 변화를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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