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검찰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키맨’으로 떠올랐다. 그간 석연찮은 해명으로 논란을 키운 김 의원이 ‘제보자’가 누군지 안다며 운을 뗐기 때문이다. 당장 정치권의 시선은 오롯이 김 의원의 ‘입’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검찰 고발 사주 의혹을 최초 보도한 ‘뉴스버스’는 지난 2일 김 의원이 고발장을 국민의힘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보도 이후 김 의원의 해명은 달라졌다. 김 의원은 당시 수많은 제보가 전달됐고 그중 하나로 생각하고 이를 당 법률지원단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누구로부터 받았는지 출처와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뒤이은 해명에선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없다”며 “만약 전달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신경 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달 했다는 사실을 번복한 셈이다.

당장 이번 사건에 연루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김 의원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가 오히려 이번 의혹을 사실인 것처럼 인정하면서 판을 키웠다는 것이다. 윤석열 캠프 대외협력 특보인 김경진 전 의원은 전날(6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대단히 문제가 있는 비겁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많은 제보가 들어왔다고 해도 손준성이라면 검찰 고위 간부인데 자료를 주고받은 것을 기억 못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장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뉴스버스와 김 의원 간 드러나지 않은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김 의원이 “윤 전 총장하곤 상관이 없다”, “제가 만들었다”고 언급한 내용이 담겨있다. 윤 전 총장 측이 이 사안을 고의성이 짙은 정치 공작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김 의원은 이같은 발언이 와전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기자가 최강욱 의원 얘기를 꺼내길래, 최강욱 사건은 내가 안다. 우리 당에서 제일 먼저 이 사건은 공직선거법 위반, 허위사실 공표가 된다고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고 했다.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한 메모를 당 법사위 관계자에게 전달한 것이 ‘고발장’이라고 둔갑해 퍼져나갔다는 것이다.

◇ 8일 기자회견서 제보자 밝힐까?
 
김 의원의 해명이 번복되면서 정치권에선 혼전이 거듭되는 양상이다. 여권에서는 이를 ‘윤석열 게이트’로 규정하고 강도 높은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에 야권은 ‘정치 공작’이라고 맞서고 있지만,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대처 방안을 찾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의원이 제보자의 실체를 알고 있다고 밝히자 기류가 달라지는 모양새다. 그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제보자가 누군지 짐작이 간다고 언급했다. 총선을 앞둔 당시 소통했던 사람이 한 사람밖에 없다고 특정한 것이다.

당장 당 안팎에선 제보자를 공개하라는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실체 파악을 위해 제보자가 누군지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는 이유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제보자의 신원이 확인되고 배경을 알게 된다면 단초는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김 의원부터 확인해야 된다”고 말했다.

제보자가 공개될 경우 국민의힘 대선 판도는 크게 출렁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번 사안을 당내 ‘암투’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암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지금 후보자가 여러 명이니까 그중에 그런 상황으로 보고 있는 분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도 ′어떤 세력′이라고 언급하며 이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그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제보자는 당시 당 사무처 사람”이라며 “윤 전 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을 모두 잡으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이 밝혀지는 순간 어떤 세력인지 알게 된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오는 8일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관련된 입장을 표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해당 제보자로 지목된 인사는 공익신고자로 전환된 상황이라 실제로 공개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