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택금융공사가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휘말렸다. /뉴시스

시시위크=이미정 기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휘말렸다. 주택금융 경력이 없는 친정권 인사를 상임이사로 선임하려 한다는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금융노조 측은 “정권 말기를 맞은 현 정권의 ‘알박기 낙하산 인사’가 도를 넘어섰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는 이달 초 임기가 끝난 박정배 상임이사 후임으로 장도중 전 기획재정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내정해 인사검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보좌관은 현대캐피탈, 나이스평가정보 노조위원장 등을 거쳐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 참여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내딛은 인사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위원장,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 지낸 뒤 현 정부에선 기재부 장관 보좌관을 맡은 바 있다. 아울러 20·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서울 강동을 예비후보로 출마한 이력도 갖고 있다. 

이처럼 현 정권과 인연이 깊은 정치권 인사라는 점에서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논란이 제기됐다. 또한 주택금융야 전문성이 없다는 점도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주택금융공사는 보금자리론, 주택보증, 주택담보노후연금보증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금융공기업이다. 주택금융공사 상임이사 연봉은 지난해 기준 2억1,440만원에 달한다. 

금융노조는 이번 상임이사 인선에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금융노조는 8일 성명서를 통해 “정권 말기를 맞은 현 정권의 ‘알박기 낙하산 인사’가 도를 넘어섰다”며 “최근 ‘무면허 낙하산 인사’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성장금융과 한국예탁결제원에 이어 한국주택금융공사에도 낙하산 투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택금융공사는 국내 주택금융 시장에서 독자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대한민국 유일의 공공기관”이라며 “주택금융 업무의 중요성과 특수성에 비추어 실무자에게도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주택금융시장의 방향설정 등의 임무가 주어지는 임원에게도 상당한 수준의 전문성을 요구한다. 관련지식과 해당분야 경력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에게 임원의 직무를 맡기는 것은 무면허자에게 대형버스운전을 맡기는 것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상임이사 내정자의 과거 행적을 보면 주택금융과 아무 관련이 없는 인물”이라며 “당장 낙하산인사 투하를 중단하고 내부출신 인사를 포함해 전문성과 능력을 겸비한 인사가 선임될 수 있는 공정한 임원 선임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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