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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5년 만 안방 복귀’ 류준열, 기다린 보람 있네
2021. 09. 10 by 이민지 기자 alswl4308@sisaweek.com
‘인간실격’으로 안방극장에 복귀한 류준열 / JTBC ‘인간실격’ 방송화면 캡처
‘인간실격’으로 안방극장에 복귀한 류준열 / JTBC ‘인간실격’ 방송화면 캡처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어두운 현실을 마주한 스물일곱 청년 그 자체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배우 류준열이 ‘인간실격’으로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진정성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또 한 번 사로잡고 있다.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연출 허진호‧박홍수, 극본 김지혜)은 인생의 중턱에서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빛을 향해 최선을 다해 걸어오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멜로 영화의 거장’ 허진호 감독이 처음 선보이는 드라마로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지난 4일 베일을 벗은 ‘인간실격’은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 부정(전도연 분)과 아무것도 되지 못될 것 같은 자신이 두려워진 청춘 끝자락의 남자 강재(류준열 분)의 서사를 섬세한 연출, 인생에 대한 통찰이 돋보인 깊이 있는 대본,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로 빚어내며 차원이 다른 감성을 선사했다.

특히 역할 대행 서비스 운영자 강재로 분한 류준열의 변신은 극의 흡입력을 더했다. MBC ‘운빨로맨스’(2015) 이후 5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류준열은 팍팍한 현실 속 성공한 인생만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청춘의 외로움과 씁쓸함을 밀도 있는 감정 연기로 녹여내 마음 한편을 묵직하게 만들었다. 또 tvN ‘응답하라 1988’(2015~2016) 등에서 그간 보여준 꿈을 향해 달려가는 희망적인 모습과 사뭇 다른 청춘의 얼굴로 시청자들의 공감 지수를 한층 높였다.

강재 역에 완벽하게 분한 류준열 / JTBC ‘인간실격’ 방송화면 캡처
강재 역에 완벽하게 분한 류준열 / JTBC ‘인간실격’ 방송화면 캡처

류준열은 탁월한 완급조절로 인물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친한 형이었던 정우(나현우 분)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장면을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그려내는가 하면, 현실 연기를 감칠맛 나게 소화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웃을 때도, 먹을 때도, 장난을 칠 때도 묘하게 느껴지는 슬픔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캐릭터의 완성도를 더했다.

전도연과의 ‘케미’도 빼놓을 수 없다. 류준열은 전도연이 밑바닥의 감정을 쏟아내는 순간마다 절묘하게 등장, 위로를 건네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무엇보다 전도연과의 연기 시너지는 작품이 지닌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며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류준열은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청춘으로 완벽하게 녹아들며, 자신의 드라마 복귀를 기다린 이들의 보람을 헛되게 만들지 않았다. ‘인간실격’을 집필한 김지혜 작가 또한 “강재에게는 매 순간 슬픔이 있다”며 “굳이 그 설정을 알려주지 않았음에도 류준열이 연기하는 모든 강재가 슬펐다”고 류준열의 연기력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단 2회 만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격한 류준열이 어떤 모습을 더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