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1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하고 경선 2라운드에 돌입했다. 정치권에서는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양강 대결에 관심이 집중된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대통령 후보 예비경선 1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했다. 11명 후보 중 8명이 2차 예비경선에 진출했다. 이들은 오는 10월 8일 ‘2차 컷오프’를 거쳐 최종 4인으로 압축된다. 정치권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간의 ‘혈투’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관측한다. 윤 전 총장의 각종 의혹은 2차 예비경선 과정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15일 1차 예비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하태경‧홍준표 의원, 황교안 전 대표가 2차 예비경선에 진출했다. 박진 의원과 장기표 김해을 당협위원장,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은 고배를 마셨다.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들은 일제히 기선제압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입장문에 “저는 당내 가장 확실한 승리 카드”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 의원은 “원래 하던 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도 “유승민만이 정권교체 필승 카드”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시선은 단연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간의 ‘양강 대결’에 집중됐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11일부터 12일 실시한 ‘보수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이 각각 32.8%, 25.8%로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내 굳건한 양강 구도를 형성했음을 보여준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문제는 윤 전 총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다. 윤 전 총장은 최근 ‘고발 사주 의혹’에 이어 대검의 ‘장모 대응 문건’이 공개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를 ‘정치 공세’로 방어하고 있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상승세를 이어온 홍 의원으로선 기세를 이어갈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자질에 대한 불신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그 여론이 홍 의원으로 향해 양강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경선이 앞으로 두 달 정도 남았는데 이 기간동안 홍 의원의 지지율이 계속 상승할지 아닐지는 결국 윤 전 총장에게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2차 예비경선부터 토론회를 개최한다. 유승민 전 의원 등 다른 후보들은 일제히 이를 계기로 반등을 노리겠다는 심산이다. /뉴시스 

◇ ‘경선 토론회’도 변수

2차 경선부터 토론회가 진행된다는 점이 또 다른 변수다. 그간 ‘정책 발표’나 ‘면접’ 등과 달리 후보들 간 보다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줄곧 윤 전 총장을 향해 날을 세워 왔다. 그는 이날도 윤 전 총장을 겨냥 “윤 후보 캠프에서 허위 정치공작을 한 국회의원 두 명과 네거티브 대응팀 검사출신 모 변호사는 퇴출하라”고 압박했다.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이 토론회에서 약점을 노출하는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윤 전 총장은 ′120시간 발언′, ′인터넷 언론 비하′ 등 여러 차례 논란에 휘말렸다. 홍 의원도 ′사이다′ 이미지 이면에 ′막말 꼬리표′가 따라 붙는다. 자칫 실언으로 역전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는 셈이다.

반면, 이들의 뒤를 바짝 쫓는 유 전 의원은 토론회를 기회로 여기는 눈치다. 이미 중도 확장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경제 전문가로서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줄곧 토론회를 강조한 것도 이같은 이유다. 유 전 의원은 이날 “본격적인 경선과 토론이 시작된다”며 “누가 새로운 대한민국의 비전과 전략, 정책을 갖고 있는지 국민 여러분께서 똑똑히 보게 되실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 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홍 의원이 1위 지지율 지킬 수 있을 만큼 역량이 중요한데, 수구 보수밖에 안 되고 중도 확장성이 없다고 발목을 잡히면 그때는 유 전 의원이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의 경우도) 토론을 했는데 자신의 실력이 홍 의원에게 들통이 나든지 유 전 의원에게 직격타를 받을 경우 의혹과 별개로 불신이 더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위권의 다툼도 치열할 전망이다. 앞선 여론조사에 따르면 홍 의원, 윤 전 총장, 유 전 의원의 뒤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3.2%), 황교안 전 대표(2.6%)가 쫓고 있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2.2%로 그 뒤에 위치해 있다. 이들 역시 2주 남짓한 경선 과정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위기에 직면한 최 전 원장은 전날(14일) ‘캠프 해체’를 선언하며 가장 먼저 국면 전환에 나섰다. 이어 원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본격적인 토론에서 확실한 승리 카드 원희룡의 실력을 보여드리겠다"며 토론을 벼르고 있다. 황 전 대표도 ”운동화 끈을 조여 매고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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