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1∼8월 4,375대, 전년 동기 대비 16%↑… 아발론 비중 3.9% 불과
2018년 출시 5세대 아발론, 2019년 1,267대로 선전… 이후 내리막
애매한 포지션과 가격… 캠리 및 렉서스 ES 그늘에 가려

국내에서 토요타·렉서스가 연료펌프 결함으로 추가 리콜을 실시한다. 지난 4월에는 리콜 대상 차종에 오르지 않았던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도 포함됐다.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2018년 하반기 출시됐다. / 한국토요타자동차
토요타의 플래그십 세단 아발론이 5세대를 끝으로 한국 시장에서 단종될 예정이다. / 한국토요타자동차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토요타가 한국 시장에서 조금씩 판매량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토요타의 실적은 특정 차종에 국한되지 않고 세단·SUV·RV 등 고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토요타의 준대형 세단인 아발론은 유독 판매가 저조하고 언급조차 되지 않는 신세다. 이러한 가운데 토요타 아발론이 미국 시장에서 2022년형 모델을 끝으로 판매 중단이 결정됐고, 국내 시장에서도 곧 모습을 감출 것으로 알려진다.

토요타는 지난 2018년 국내 시장에서 판매대수 기준 수입차 브랜드 3위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2019년 하반기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국내 시장에서는 ‘노 재팬’ 붐이 일었고, 결국 2016년부터 상승세를 탄 토요타의 판매실적은 하락세를 맞았다.

이후 노 재팬의 열기는 점차 식었으며, 토요타는 신 모델 출시로 다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토요타는 올해 풀체인지를 거친 4세대 시에나와 8세대 캠리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였다. 이는 판매량 증대로 이어졌고, 올해 1∼8월 기간 동안 총 4,375대가 판매됐다. 전년 동기간(3,757대) 실적과 비교하면 16.4% 상승한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8세대 캠리와 부분변경을 거친 뉴 캠리가 각각 662대, 731대 판매돼 1,393대, 준중형 SUV 라브4 1,383대, 4세대 뉴 시에나 800대, 프리우스 588대(프리우스C 포함) 등 대부분 모델이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토요타의 플래그십 세단인 아발론은 171대 판매에 그쳤다. 올해 총 판매대수의 3.91%에 불과한 정도로, 100명의 소비자 중 겨우 4명이 선택한 정도다.

현재 국내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아발론은 지난 2018년 11월 출시된 5세대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국내 출시 시점이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의 준대형 세단 ES 7세대 모델이 출시된 직후라 주목을 받지는 못했으나, 2019년 성적은 1,267대로 준수했다. 그러나 노 재팬 여파에 2020년 성적은 544대로 반토막 이하로 주저앉았고, 올해는 1∼8월 171대까지 급락했다.

아발론의 판매가 저조한 이유는 애매한 포지션과 가격 때문으로 보인다.

아발론은 토요타 중형 세단 캠리의 상위 모델이며, 렉서스 준대형 세단 ES와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형제 격인 차량이지만 럭셔리와는 거리가 멀다. 국내 판매가격은 캠리보다는 비싸고, 렉서스 ES보다는 저렴한 4,700만원 정도로 책정돼 있다. 캠리 기본 트림인 LE등급과 비교하면 약 1,000만원 정도 비싸고, 렉서스 ES보다는 약 1,500만원 저렴하다.

외관 크기나 실내 공간에서도 특출난 점은 찾아보기 힘들다. 차량 크기는 실내공간을 가늠할 수 있는 휠베이스(축거)는 2,870㎜로, 캠리의 휠베이스 2,825㎜보다 겨우 45㎜ 긴 정도다. 토요타 캠리가 세대교체를 거듭하며 실내외 사이즈를 키워 격차가 크지 않다.

이렇다보니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는 캠리를, 럭셔리 세단을 원하는 소비자는 렉서스 ES를 택하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가격이 1,500만원 이상 더 비싼 렉서스 ES300h는 올해 1∼8월 기간 4,431대가 판매됐다. 토요타 아발론이 설 자리를 잃은 모습이다.

토요타코리아 측은 판매가 저조한 아발론 모델을 미국 시장과 동일하게 2022년형 모델까지만 국내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며,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나 풀체인지 모델 도입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토요타코리아 관계자는 “아발론은 한국 시장에 2022년형 모델까지만 도입해 판매를 할 계획”이라며 “페이스리프트 모델 등 후속 모델 도입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에서 플래그십 세단을 단종하고 나선 모습과 비슷하다.

국내에서 영업을 하는 수입차 브랜드 중 플래그십 세단을 단종한 브랜드와 모델로는 △폭스바겐 페이톤 △쉐보레 임팔라 △포드 토러스 △링컨 컨티넨탈 △캐딜락 CT6 리본 등이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 측은 아발론을 단종하면서 토요타와 렉서스의 포지션을 확실히 구분해 한국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의 경우에는 △준중형 세단 프리우스 △중형 세단 캠리 △준중형 SUV 라브4 △RV 시에나까지 라인업을 4종으로 구축해 가성비를 내세울 것으로 보이며, 렉서스는 준대형 및 대형 세단 ES·LS 2종과 럭셔리 SUV UX·NX·RX 3종, 그리고 해치백 모델 CT까지 6종을 주축으로 럭셔리를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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