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추미애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4일 밤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100분 토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두 후보는 이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핵심 인물인 손준성 검사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추미애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4일 밤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100분 토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두 후보는 이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핵심 인물인 손준성 검사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1위 다툼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이낙연 때리기’ 강도도 날로 강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된 1차 선거인단 개표 결과와 강원 지역 경선을 포함한 누적 득표율에서 이재명 지사(51.41%)에 이어 2위인 이낙연 전 대표는 31.08%, 3위인 추 전 장관은 11.35%를 기록했다.

이 전 대표와 추 전 장관의 득표율 차이가 아직은 큰 상황이지만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추 전 장관의 ‘이낙연 때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추 전 장관은 대선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자마자 이 전 대표가 당 대표 시절 개혁 과제 추진에 소극적이었다고 강조하며 거침없는 공격을 가해왔다.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는 우호적 태도를 보이면서 ‘이재명-추미애 연대설’까지 나왔다.

추 전 장관은 지난 7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무총리 시절에는 대단히 안정감을 갖고 했다고 평가하고 인정하지만 당대표로서 점수를 드린다면 ‘빵(0)점’”이라고 이 전 대표를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또 이 전 대표가 지난 14일 MBC ‘100분토론’에서 추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핵심 인물인 손준성 검사를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에 앉힌 것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자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표출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언론들은 야당하고 합세해서 추미애 윤석열 갈등 프레임을 씌웠고 그 본질은 위기에 빠진 윤석열 살리기였다”면서 “당시 (이낙연 후보는) 당대표였는데 이를 바로잡으려는 법무장관에 대해 해임건의를 했다고 언론보도가 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전 장관은 15일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대표를 겨냥해 “잠이 오지 않는다”며 “한창 개혁 페달을 밟고 있을 때 ‘당이 재보궐선거 분위기 망친다며 장관 물러나라 한다. 그게 정치다’라는 소리를 듣고 모두를 위해 물러났었다”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 추미애 지지층 ‘결선투표’서 영향력 발휘하나

추 전 장관은 16일에도 광주시의회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이낙연 후보는 민주당의 후보인지 궁금하다”면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고발 사주 의혹’ (책임을 저에게) 돌리기 위한 프레임을 이용해 자당의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추 전 장관은 강성 친문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친문 지지층은 민주당 대선 경선이 진행되면서 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본선 경쟁력을 감안해 정권재창출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친문 지지층의 표심은 이재명 지사에게 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이재명 지사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친문 지지층은 이낙연 전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 전 장관에게는 검찰개혁을 염원하는 친문 지지층이 뭉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강성 친문으로 분류되는 정청래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경선은 권리당원이 승부를 가른다. 권리당원은 개혁에 대한 열망에 투표한다. 권리당원은 첫째도 개혁, 둘째도 개혁”이라며 “권리당원은 개혁후보로 이재명과 추미애를 선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향후 결선투표가 치러질 경우 추 전 장관의 ‘이낙연 때리기’가 막판 표심을 좌우할 수 있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만일 지금까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지사가 과반 득표에 실패해 ‘이재명 대 이낙연’의 결선투표가 치러진다면 나머지 후순위 후보들의 선택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밖에 없다.

현재 상승세를 타며 3위를 기록한 추 전 장관의 지지층이 이 전 대표가 아닌 이재명 지사쪽으로 쏠릴 경우 판세는 이 지사에게 유리하게 흘러갈 것으로 전망된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추미애 전 장관의 ‘이낙연 때리기’가 결선투표 시 판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검찰개혁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지지층이 추 전 장관을 지지하고 있는데,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과는 결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추미애 전 장관 지지층과 이재명 지사 지지층은 겹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만일 결선에서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붙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면 이재명 지사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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