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모 지사에 근무하던 A씨는 지난 15일 한 모텔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및 KT새노조 측은 A씨가 평소 팀장과 동료들에게 지속적인 인격모독 및 따돌림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원본=뉴시스, Gettyimagesbank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이동통신사 KT 임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3일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KT 모 지사에 근무하던 A씨는 지난 15일 한 모텔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KT새노동조합(이하 KT새노조)는 A씨가 평소 팀장과 동료들에게 지속적인 인격모독 및 따돌림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A씨 아들은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아버지께서 작성하신 유서 내용과, 평소 이야기에서도 항상 특정 인물만을 지목하고 있었다”며 “올해 6월경 새로 팀장이 부임했는데 아버지께 인격 모독성 발언과 직원들에게 오래 전 일을 들추며 뒷담화를 하는 등 주변 직원들까지 아버지를 냉대하게 만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큰딸 시집 보낸지 2주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다는 게 정말 의문”이라며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의문만 갖은 채 장례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유족 측 청원 게시글./ 사진=청원 홈페이지 캡처

KT 새노조는 22일 성명서를 통해 “고인 사망 후에도 유족에 따르면 팀장과 지사장은 어떠한 사과도 없이 잘못을 부인했고, 유족에게는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만 물었다고 한다”며 “사실 관계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유족의 증언 내용을 보면 고인이 전형적인 KT 식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비극은 KT의 강압적이고 비인간적인 기업문화의 폐해라고 생각한다”며 “오직 수익만 추구하는 경영의 결과 내부는 구조조정과 괴롭힘, 외부는 고객기만과 허수경영이 계속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KT 측은 엄중한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KT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자체 조사는 물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지난 17일 고용노동청에도 조사를 의뢰했고 사실관계 규명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보도는 사건 관계자들에게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며 지나친 추측성 보도 및 유언비어 확산에 대해서는 자제를 부탁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게'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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