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8일 오전 광주 북구 청년드림은행에서 지역 청년들과 간담회를 하기 앞서 주먹 악수를 하고 있다. 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이 대선 정국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자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8일 오전 광주 북구 청년드림은행에서 지역 청년들과 간담회를 하기 앞서 주먹 악수를 하고 있다. 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이 대선 정국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자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지금까지 여야가 첨예하게 맞붙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은 사라지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둘러싼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이 모든 ‘정치 이슈’를 잠식했다.

최근 일부 언론이 이 지사가 2014년 성남시장 재직 시절 공영개발로 추진한 대장지구 개발사업에 대한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성남시는 당시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로 ‘성남의뜰’이라는 컨소시엄을 선정한 바 있다. 그런데 당시 출자금이 5,000만원이 채 되지 않았던 ‘화천대유자산관리’라는 업체가 주주로 참여해 막대한 개발이익금을 배당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고발 사주’ 의혹이 불거지면서 수세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 특검과 국정조사 카드까지 꺼내들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까지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가세하면서 ‘대장동 의혹’이 대선 정국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재명 지사 측에서도 당 안팎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금까지 민심이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재보궐선거 직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불거지면서 여권에 대한 민심 이반을 초래했고, 재보선은 결국 민주당의 참패로 막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이재명 지사는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9일 열린 민주당 경선 TV토론에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제가 부정을 하거나 1원이라도 이득을 봤다면 후보 사퇴하고 공직에서 다 사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캠프’ 균형발전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재수 의원 23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이게 문제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오해를 하실 수 있다”며 “이 지사는 만약에 단 1원이라도 비리와 관련된 것들이 있다면 대선 후보를 사퇴하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공직도 다 그만두겠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해서 밝혀질 일이다”고 강조했다.

◇ ‘이재명에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지사에게 악재가 분명한 만큼 정치적 상처를 최소화하려면 국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저게 지금 이재명 지사한테 굉장히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건 틀림 없는 것 같다”면서 “무척 억울하더라도 더 잘 성실하게 해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대장동 의혹’이 정치 쟁점으로 부상한 것이 이 지사에게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친문’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대장동 의혹 부각으로) 여론적 측면에서 보면 이재명 후보는 긍정과 부정 (효과를) 동시에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동산 이슈라는 건 국민적으로 굉장히 민감한 이슈이기 때문에 특혜 의혹 그 자체가 이재명 후보에게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반면에 긍정적으로 보면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라는 책이 있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대부분 정치 뉴스가 이재명 후보 뉴스로 도배가 됐다”며 “그러다 보니 이번 대선이 ‘이재명이냐, 아니냐’라는 구도로 가버린 것이다. 이런 상황을 이재명 후보 측에서 나쁘게 볼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대장동 의혹이 민주당 경선에서는 호남 대전을 앞두고 호남 민심에 악재가 될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전체 판세에서는 국민의힘이 이번 의혹에 대해 총공세를 가하면 가할수록 이재명 지사를 지키기 위한 표들이 이 지사에게 더 몰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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