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7일 현대제철과 함께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슬러지(침전물)’를 제철 과정 부원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신기술을 공동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자(우측)와 현대제철(좌측) 직원들이 반도체 폐수슬러지를 이용해 가발한 형석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재활용해 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27일 현대제철과 함께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슬러지(침전물)’를 제철 과정 부원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신기술을 공동 개발했다고 밝혔다. 

폐수슬러지는 반도체 공정 중 발생하는 폐수 처리 과정에서 나온 침전물로,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전체 폐기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삼성전자와 현대제철은 이번 기술 개발이 제철소의 제강 공정에서 쇳물 속 불순물을 더욱 쉽게 제거하기 위해 사용하는 ‘형석’과 반도체 폐수슬러지에 포함된 성분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착안됐다고 설명했다.

제철소의 경우, 쇳물에 형석을 투입해 쇳물의 녹는점을 낮춰 황과 인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반응을 촉진한다. 이때 형석의 주요 성분은 플루오린화칼슘인데, 이는 반도체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슬러지의 약 50~60%를 차지하는 물질이다. 따라서 반도체 폐수슬러지를 가공하면 제철소 작업에 필수적인 형석을 별도의 자원을 투입하지 않고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현대제철, 제철세라믹 등 3사는 지난해 8월부터 폐수슬러지 재활용관련 기술협약을 맺고 동동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이후 지난 4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30톤의 형석대체품을 사용해 철강재 생산에 성공했으며, 6월 한국환경공단 1차 평가, 8월 국립환경과학원 최종 평가를 거쳐 지난 8월 31일 최종 승인됐다.

반도체 폐수슬러지를 이용해 형석을 제작하는 과정 인포그래픽./ 사진=삼성전자

이번 기술 개발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은 재활용환경성평가 제도가 신설 된 후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했다. 아울러 그동안 기술적, 제도적 한계로 재활용되지 못했던 폐기물이 재활용환경성평가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재활용될 수 있도록 기술적,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형석은 전량 남미, 중국 등 해외에서 수입에 의존 하고 있는 광물이다. 현대제철에서는 연간 약 2만톤의 형석을 수입해 사용하는데 이르면 오는 10월 말부터 약 1만여톤을 폐수슬러지 재활용품으로 대체하고 향후 점차 사용량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기술개발로 그동안 시멘트공장으로 보내지던 폐수슬러지를 다양한 분야에서 재활용 할 수 있게 됐다”며 “현대제철의 형석 구매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DS부문 환경안전센터장 장성대 전무는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폐기물 재활용률 100%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 자원순환기술 개발을 지속함으로써 ESG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연구개발·품질본부장 최주태 전무는 “이번 재활용 기술을 통한 자원 확보는 친환경 미래 제철소의 중요한 전략적 요소이자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환경에너지기술로 자원과 에너지의 순환구조를 구축해 유한자원의 한계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의 안전하고 깨끗한 처리에 대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기흥 및 화성 반도체 사업장 등에서는 정화시설 ‘그린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반도체 공정 중 발생한 폐수에서 약 98%의 수질오염물질을 제거한 뒤 하루 약 3만9,000톤의 깨끗한 물을 방류하고 있다. 덕분에 물부족으로 죽어가던 경기도 오산천은 천연기념물 노랑부리백로와 수달들이 돌아올 만큼 깨끗한 생태하천으로 복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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