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공세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이 견고한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위기 상황에서 이 지사에게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대장동 의혹’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엔 변동이 없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줄기차게 해당 의혹을 ‘이재명 게이트’라며 압박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같은 위기 상황이 여권 지지층을 결집시켜 대세론을 굳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 지사는 2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앞선 조사(13~15일) 대비 1%p 상승했다. 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같은 여론조사에서 17%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보다 3%p 떨어졌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른 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6~7일)에 비해 0.6%p 상승한 27.6%였다. 이 기간은 이 지사에 대한 대장동 의혹 공세가 높아지던 시점이다. 그럼에도 그의 지지율은 견고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2%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현상을 궁극적으로 ′지지층 결집′으로 해석한다. 야권의 공세가 극심해지자 이 상황을 ′이재명의 위기′가 아닌 ′민주당의 위기′로 느끼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지사가 야권의 공세에 대해 적극 대응한 것도 지지층을 끌어 당긴 이유중 하나다. 당장 본선 경쟁력을 염두에 둘 때 이 지사의 ‘맷집’에 기대를 걸 수 있기 때문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지금 치열한 대결 구도가 만들어져 있는데, 그동안 숱한 논란과 악재가 없었나”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가 계속 꿋꿋이 버티고 있는 것은 본선 경쟁력이다.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가 빠지지 않는다는 것은 이길 수 있는 후보 또 본선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계속 지지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스모킹 건’과 ‘책임론 부각’이 변수

물론 이러한 지지층 결집의 배경에는 대장동 의혹과 이 지사의 직접적인 연결 고리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주효하다. 명확한 증거가 나오지 않다 보니, 지지층의 변심이 일어날 계기가 없는 것이다.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대장동 의혹에 대해 이 지사하고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는 상황에서 이 지사가 쉽게 흔들릴 수 없었던 것”이라며 “이런 의혹이 나오면서 지지층이 결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남 경선의 승리도 이같은 맥락과 이어진다. ‘될 사람을 밀어준다’는 호남 민심이 의혹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자 이 지사에 대한 신뢰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결국 호남 승리로 이 지사의 ‘대세론’은 더욱 견고해 졌다.

하지만 이 지사의 지지율이 마냥 견고한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그가 이번 의혹과 관련됐다는 ‘스모킹 건’이 나올 경우는 치명적이다. 이날 검찰은 대장동 의혹 관련 본격 수사에 나선 가운데, 이른바 천화동인 5호 실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관계 인사들의 이름이 포함됐다는 소문이 나오며 당장 이 녹취록이 가져올 파장에 정치권도 긴장하고 있다.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다고 해도 대장동 의혹으로 인해 이 지사의 책임론이 부각될 경우도 문제다. 지지율이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차 교수는 “(스모킹 건이 없다 해도) 공영 개발하자고 했지만 그 방향과 결과가 옳았는가, 민간 사업자에게 초대박을 주고 이 지사의 책임이 없느냐는 부분이 아직 부각이 되지 않았다”며 “‘이재명이 합니다’라는 슬로건이 항상 옳은 방향이 아니라는 게 부각됐을 때 지지율이 어떻게 될 것인가는 살펴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지사의 지지율을 ‘지지층 결집’ 현상으로 단언하기엔 불분명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지지층이 결집됐다면 다른 데서 유입됐다는 정황이 나와야 하는데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 변화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의혹은 유권자들이 박탈감을 느끼는 상황으로 ‘문제의 내면화’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론상으로 이 지사가 오르고 윤 전 총장과 별 차이를 일으킬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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