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대장동 의혹이 민주당에 호재인지를 묻는 질문에 답변이 엇갈렸다. 이 지사가 ‘그렇다’라고 대답한 반면, 이 전 대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장동 의혹을 두고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간 팽팽한 신경전이 지속되는 형국이다.
지난달 30일 TV조선 주최로 열린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이 전 대표는 ‘대장동 의혹’이 민주당에게 호재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굉장히 복잡한 비리로 진상규명하기가 만만찮은 문제”라며 “그것이 문재인 정부 시기였다는 게 큰 짐이고, 이 후보 성남시장 하실 때 생긴 일이란 것도 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의 책임론을 걸고넘어진 셈이다.
반면 이 지사는 100% 민간개발을 막아낸 것이 자신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공공개발을 막고 민간개발이 100% 이익을 취하려 했던 세력이 국민의힘이고, 그 공공개발을 해보겠다고 5년간 싸운 게 이재명이다”라며 “국민여러분께서 ′공공개발을 꼭 해야 하는구나′, ′이재명 열심히 했구나′, ′민주당 괜찮구나′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 대표는 이 지사 ‘책임론’ 띄우기에 주력했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후보는 수년 동안 ‘단군 이래 최대 공익환수였다’, ‘모범적인 공영개발이었다’ 하시다가 9월 17일 날 처음으로 토건 비리 발견했다고 하는데, 어찌 9월 17일 날 처음 알았나”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공세는 감정싸움으로 이어졌다. 이 지사는 “후보님 민주당 후보시지 않냐”며 “이 사건에 드러난 부정부패는 곽상도 의원 아들이 50억 받았나, 누가 고문하면서 몇 억씩 받았다 등 그건 확인된 심각한 문제”라며 “저에 대해선 언론이 추측으로 증거 없이 공격하는 건데 최소한 민주당 후보입장에선 국민의힘에 대해서 공격하고 문제 삼아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제가 곽상도 의원에 대해 가장 자주 문제제기 했다”며 “이재명 후보에 대해 말한 거 없고 ′9월 17일 이후 처음 알았나′, ′그 이후 뭐 했나′ 등 몇 가지 여쭤본 적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그렇게 물어보고 뭔가 있는 것처럼 연기 피우는 게 의혹 확산하는 거라고 국민들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도 이 지사에 대한 공세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본인은 뭐든 하실 수 있을 것처럼 이야기하다 안되면 남의 탓을 한다. 이재명스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가 이번 사안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어야 한다고 언급한 데 따른 것이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공사 기획본부장 이야기도 꺼냈다. 이 전 대표는 “유동규와 어느 정도 가까운지 모르겠다만 검찰 소환을 불응하고, 휴대전화 밖으로 던지는 등 진상규명이 제대로 안 될 것 같다”며 “협조하라고 촉구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지사는 “자꾸 측근, 측근하시는데 무슨 돈이라도 대신 받아서 저를 도와줬다든지 이런 정도는 돼야지 산하 기관 직원 가지고 뭐라 하시는 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이재명 후보 본인이 기자회견에서 설계는 내가 했고 실무는 유동규가 했다고 했다”며 “그러니 남다른 관계라고 추측하는 건 당연하다”고 했고, 이 지사는 “그 설계를 마치 곽상도 아들에게 돈 주는 설계까지 제가 한 거처럼 이야기하시면 안 된다”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전 대표는 “본인은 단군 이래 최대의 공익환수다, 모범적 공영개발이라고 하는데 9월 17일 토건 비리란 걸 알게 됐다 하고, 수년 동안 모르셨다는 건 아무리 봐도 그 말씀이 진실이라면 무능하거나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