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의미하는 NFT가 블록체인 기술 분야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NFT는 기존 가상화폐와 달리 원본이 단 한개밖에 존재하지 않아 예술품 등에서 그 희소성을 증명하는데 가치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비트코인’으로 촉발된 가상화폐 시장의 열기가 가라앉을 줄 모르고 있다. 이 가운데 ‘NFT(Non-Fungible Token)’도 새로운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 분야 화두로 떠오르고 있어 IT업계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대체 불가능한 토큰 ‘NFT’… “디지털 자산의 희소성 증명 수단 가능”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의미하는 NFT는 누구도 임의로 수정할 수 없는 분산형 데이터 기술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파일 자산화 지원 기술이다. NFT를 활용하면 디지털파일의 소유 기록과 거래기록 등을 영구적으로 수정 불가능하게 저장할 수 있다.

비트코인으로 대변되는 일반적인 가상화폐 역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해킹하거나 임의로 그 숫자를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해 NFT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둘의 결정적인 차이는 NFT의 경우 ‘복제’와 ‘상호교환’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더리움·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경우, 해킹 등의 불법 복제는 불가능하지만 우리가 흔히 ‘채굴’이라고 말하는 방식으로 똑같은 코인을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에만 해도 약 2,000만개가 현재 시장에서 유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NFT의 경우 기존의 가상화폐와 달리 별도의 고유 인식값을 부여해 원본이 ‘단 한 개’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즉, 비트코인 등 기존의 가상화폐는 무수히 많은 숫자를 발행 가능한 지폐와 유사하며, NFT는 레오나르도 다비치의 ‘모나리자’와 같은, 원본이 1개 밖에 없는 디지털 수집품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NFT로 제작돼 지난 2월 온라인 NFT거래소에서 이더리움 300개(당시 59만 달러)에 낙찰된 Nyan Cat 그림의 모습./ 유튜브 캡처

이런 NFT의 대체 불가능하고 외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특징은 곧 ‘희소성’을 증명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된다. 때문에 현재 NFT는 미술품, 게임, 음악 등 저작권이 중요한 다양한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평가 받으며 높은 시장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블록체인 시장의 다음 메가트렌드, NFT’ 보고서에서 “가상자산, 게임 아이템, 디지털 수집품, 예술 작품 등 디지털 자산의 범위가 확대되고 디지털 자산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NFT는 금융회사의 디지털 자산 사업 진출을 위한 핵심 기술로 활용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NFT는 실물 자산의 디지털화(디지털 증명서 발행) 또는 특정 디지털 자산의 진위나 소유권을 증명하는데 사용 가능해 금융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금융권에서는 NFT 시장의 성장성과 관련 혁신 서비스 등장 등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NFT 전문 기업과 협업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안했다.

IT분야 전문가들은 NFT가 향후 메타버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 새로운 경제 체제인 ‘가상경제’가 구성되면 이것이 NFT의 새로운 발전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Gettyimagesbank

◇ 폭발적 성장의 NFT, ‘메타버스’와의 시너지 기대감 ‘UP’

NFT의 안전성 및 희소성에 대한 장점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NFT 시장도 급성장하는 추세다. 

실제로 글로벌 NFT시장 분석 사이트 ‘NonFungible.com’가 발표한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3,090만 달러에 불과했던 글로벌 NFT 거래 총액은 올해 상반기 들어 무려 12억6,320억 달러로 약 41배 폭등했다.

세계 최대 NFT 마켓 플랫폼인 오픈씨(Opensea)는 올해 8월 기준 거래액 12억3,000만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NFT의 이용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예측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분야와 영역에서 NFT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대표적 예는 2017년 캐나다 스타트업 액시엄 젠이 개발한 세계최초의 NFT를 활용한 가상 고양이 육성 게임 ‘크립토키티’다. 게임 내 각각의 고양이 캐릭터는 NFT화돼 고유의 일련번호를 부여받고, 유저들은 암호화폐 이더리움으로 이 고양이를 사고 팔 수 있다. 우리나라의 카카오게임즈, 웨미이드 등 게임회사들도 NFT를 게임 내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IT업계 및 금융권 전문가들은 앞으로 NFT와 가상현실세계 ‘메타버스(Metavers)’와의 조화를 기대하고 있다.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 새로운 경제 체제인 ‘가상경제’가 구성되면 이것이 NFT의 새로운 발전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

하나금융경영연구소도 지난 8월 발간한 ‘Emerging Tech & Biz (Vol.3)-메타버스의 핵심, NFT와 가상경제’ 보고서에서 “디지털파일 소유주와 거래 기록의 신뢰성을 보강한다는 점에서 NFT는 지속성과 희귀성을 포함한 다섯 가지 가상경제 요건 모두를 근본적으로 개선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가상경제는 NFT 도입으로 자산의 파생 가능성과 자산에 대한 신뢰성, 블록체인 가상화폐 도입에 따른 화폐 신뢰성이 보강되며 경제 시스템의 기반이 강화되고 있다”며 “NFT와 가상화폐는 가상경제에서의 자산과 화폐에 대한 신뢰를 제공해 현실경제와 유사한 경제 구조를 창출한다”고 덧붙였다.

NFT에도 한계는 있다. NFT 거래의 경우 거의 대부분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를 통해 이뤄지는데 이는 시장 변동성이 너무커 안정적 시장 형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사진=뉴시스, 편집=박설민 기자

◇ 시장 변동성은 한계점… 전문가들 “제도 및 관리 기관 마련 등 필요”

다만 IT분야 전문가들은 이처럼 무한한 가능성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NFT도 한계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NFT 시장의 주된 거래 방식 기반이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를 통한 거래인만큼 시장 변동성에 대한 안정성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NFT 기반의 예술품(혹은 사진이나 게임)의 거래는 거의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의 시세는 1분마다 크게 바뀌는 등 자산 변동성이 높아 안정적인 NFT 거래 시장 형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의 헝다사태로 인해 지난달 21일 3,025달러까지 폭락했던 가상화폐 이더리움의 시세는 4일 오후 3시 기준 3,344달러까지 다시 올랐다. 약 열흘의 짧은 시간 만에 10% 넘게 폭등한 셈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미래정책 연구실 정책분석팀도 9월 발간한 ‘KISA Insight-NFT기술의 이해와 활용, 한계점 분석’ 보고서를 통해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은 NFT를 거래하는 과정에서 가상자산을 이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가상자산의 높은 변동성과 현물 시장과 가상자산 시장간 정보 소통 부재로 인해 안정적인 시장 형성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NFT 거래 방식에 스테이블 코인 또는 법정화폐(현금)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 필요하다”며 “NFT의 거래 시장과 실물 거래시장 사이에 정보가 공유돼 반영되는 동안 시간적 공백으로 인해 디지털 자산 시장의 신뢰 보장이 어려워 이를 위한 관리 기관 등 마련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NFT가 실물경제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NFT를 포함한 가상자산의 재산권 보장을 위한 특금법과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전자문서법, 저작권법 등 법·제도 측면에서 의무와 권한이 행사될 수 있도록 제도의 개선도 필요하다”며 “NFT를 포함해 가상자산이 실물경제에 주는 거부감은 기존 질서의 파괴에 있어, 상생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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