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03 18:32
문재인 정부가 생각하는 대북제재 해법
문재인 정부가 생각하는 대북제재 해법
  • 서예진 기자
  • 승인 2021.10.05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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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현재 한국 정부는 자체적인 대북제재 완화에 들어갈지, 미국과 발을 맞출지 기로에 선 상태다. 지난 4일 북한이 남북통신연락선 복원을 알려왔고, 지난달 2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시정연설에서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대화 전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한 셈이다. 

우리 정부는 최근 대북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국내외에 설파하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우리는 북한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일에 소극적이어서는 안 된다”며 대북제재 완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역시 지난 1일 유럽연합(EU)을 찾아 인도적 지원, 민생 분야 지원 등에 대한 대북제재 완화를 요청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한 ‘미국의 소리’(VOA) 방송 논평 요청에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강력하고 통일된 메시지를 내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북·북미 대화 재개를 최대한 앞당기기 위한 문재인 정부, 그리고 대화 의지는 있지만 ‘대화를 위한 조건 제시는 없다’는 미국의 입장 차를 좁힐 수 있을까. 

◇ 정의용 “유인책으로 제시해야”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달 29일 시정연설에서 한미에 자국에 대한 ‘이중기준’(미국의 동맹국은 군사훈련, 무기 도입을 해도 눈감아 주고, 북한의 군사행동에만 제재를 가했다는 뜻)과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선결과제를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지난달 25일 남북정상회담 가능성 등을 시사한 담화에서 적대정책과 함께 이중기준 철회를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은 통신연락선 복원으로 대화 의지를 보였으니, 한미는 적대시 정책을 폐지해달라는 입장인 셈이다. 

이에 정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이중기준 철회 요구’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이제는 (대북) 제재완화를 검토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비핵화 이행을 위해 북한에 실질적 조치를 취하는 것도 대전제”라며 “그것이 안 되고서는 북미 대화가 성사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합의를 위반하면 다시 대북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요구하는 ‘적대정책 철회’는 ‘제재 완화’의 선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정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자로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도 “현 상태가 계속되면 북한의 미사일 능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이 북한과의 대면협상에서 유인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청와대 역시 대북제재 완화 검토를 추진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스냅백을 전제로 한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도 어느 정도 받아들일 것이라는 계산인 셈이다. 다만 청와대 역시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는 것을 대전제로 하고 있다. 

◇ 한미 입장차, ‘스냅백’ 전제로 설득할까

그러나 미국의 입장은 다르다. 정 장관은 ‘스냅백’이라는 안전장치를 걸었지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 선행 여부가 가장 큰 문제다.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적 유연성을 강조하며 조건 없는 대화를 하자고 제의했다. 대화를 시작해야 대북제재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셈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2018년부터 북한이 핵·대륙간탄도미사일 모라토리엄(유예)을 지키고 있는 것에 화답하는 의미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먼저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미국으로서는 자국과 대립하는 중국·러시아의 입장에 동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을 것이다. 

또 북한이 여러 차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상황이어서 모라토리엄을 지키고 있다 하더라도 UN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준수와 모든 기존 UN제재의 완전한 이행이 선결돼야 한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간 온도차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다만 한미 북핵수석대표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할 경우 모든 범위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북제재 완화도 대화 의제로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문재인 정부가 미국을 설득하려면, 스냅백을 전제로 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에게 대북제재 완화라는 당근을 주고, 미국에게는 스냅백이라는 안전장치를 제시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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