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84%, 여행지에서 격리 가능성 있으면 여행 하지 않을 것
“백신 접종완료 및 음성 판정 미접종자 모두 자유로운 여행 가능해야”

국내 항공 및 여행업계는 한국 정부가 다른 나라와 트래블 버블 체결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기대를 접었다. / 픽사베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많은 응답자가 자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길 바랐다. / 픽사베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적지 않은 국가들이 빗장을 걸어 잠갔다. 이로 인해 1년 이상 전 세계인의 자유로운 여행이 제한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늘어나면서 일부 국가들이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입국을 허용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입국을 제한하고 있는 국가가 존재하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 글로벌 여행객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이 눈길을 끈다.

IATA는 지난달 11개국 4,700명의 여행객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여행제한 조치와 관련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결과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은 코로나19의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이제 여행의 자유를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IATA 설문 응답자의 73%(약 3,431명)는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제한 조치로 삶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 6월 조사 대비 6%p가 증가한 것으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원한다는 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67%(약 3,150명)는 이제 대부분의 국경이 개방되고 자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길 바랐다. 이는 지난 6월 조사보다 12%p 증가한 수치다. 응답자 64%(약 3,008명)는 국경 폐쇄 조치에 대해서도 규제 완화를 원했다. 국경 폐쇄가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고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역시 지난 6월 대비 11%p 증가한 모습이다.

윌리 월시 IATA 사무총장은 이러한 설문 결과에 대해 “사람들은 점점 더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규제에 좌절하고 있고 그 결과로 삶의 질이 나빠졌다고 답하고 있다”며 “그들은 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위해 여행 제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가족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거나 개인적인 개발의 기회, 그리고 비즈니스 등 많은 부분을 놓쳤고, 이제는 비행의 자유와 정상적인 여행을 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며 “그들이 정부에 보내는 메시지는 ‘코로나19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여행하는 동안 코로나19의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을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해외여행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격리 조치다. IATA 설문 응답자의 84%(약 3,948명)는 목적지에서 검역을 받고 격리될 가능성이 있다면 여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많은 응답자는 격리조치 해제를 지지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코로나19 검사 시 음성 판정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그 이유라고 IATA 측은 설명했다.

IATA 조사 결과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비율은 지난 6월 67%에서 9월 조사에서는 73%로 약 6%p 증가했으며, 백신 접종을 완료한 여행객들도 6월 68%에서 9월 71% 증가했다.

응답자의 80%도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증가함에 따라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들이 항공편으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그러나 백신 접종을 해외여행의 조건으로 삼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도 존재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에게만 여행을 허용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이다. 응답자의 80% 이상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여행객에 대해서는 해외여행 전 코로나19 테스트를 시행하고 음성 판정을 받으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러한 조치가 해외여행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설문 응답자 85%는 기꺼이 테스트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검사에 따른 불편이 해외여행의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답한 인원이 77%에 달하며, 검사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응답도 75%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코로나19 검사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80%로 나타났다.

윌리 월시 사무총장은 “사람들은 기꺼이 여행을 위해 코로나19 테스트를 받을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마스크 착용과 같은 추가 조치도 받아들이지만 검사 비용과 불편한 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인정하는 신속 항원 검사를 세계 각 국 정부에서 폭넓게 수용하고, WHO 국제보건규정에서 규정하는 비용은 정부가 부담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함께 더 많은 국가에서 해외여행 입국자 개방을 시작하면서 해결해야 할 분야는 여행 규칙 및 요건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이 발생한 뒤인 지난해 6월 이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 중 73%는 여행에 적용되는 규칙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어렵고, 서류를 정리하는 것 또한 어렵다고 밝혔다.

월시 사무총장은 “사람들은 여행을 원한다. 86%는 위기가 끝난 후 6개월 이내에 여행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규칙이 너무 복잡하고 서류작업이 너무 부담스럽다고 말한다”며 “프로세스를 단순화하고, 여행의 자유를 회복하고, 디지털 솔루션을 채택해 여행자의 상태 증명서를 발급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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