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열린민주당 유튜브 채널인 열린민주당TV에 출연하기 위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열린민주당 당사로 들어서며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열린민주당 유튜브 채널인 열린민주당TV에 출연하기 위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열린민주당 당사로 들어서며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정국의 블랙홀이 되면서 대장동 이슈 전개와 2007년 대선의 BBK 사건이 유사하다는 반응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내년 3월 대선까지 5개월이 남았고, BBK 수사도 2007년 대선 5개월 전부터 시작됐다. 당시 BBK 의혹이 제기됐을 때,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율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율 역시 흔들리지 않고 있다. 

◇ ‘BBK 공세’에도 당선된 이명박

14년 전 BBK 사건을 보면 대선 5개월 전인 2007년 7월 6일,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경선 후보의 부동산 은닉 의혹 사건이 서울지검 특수 1부에 배당됐다. 그리고 도곡동 땅 매입·매각대금이 이 후보의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후보는 2007년 8월 16일 도곡동 땅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같은달 20일 이 후보(8만1,84표)는 접전 끝에 박근혜 후보(7만8,632표)를 제치고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대선 후보로 확정된 후, 이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럼에도 이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50%대를 기록하며 2위인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그리고 BBK 수사를 한 검찰 특수1팀은 대선을 10여일 앞둔 2007년 12월 5일, 이 후보의 BBK·다스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냈다. 그리고 이 후보는 그해 대선에서 1,149만2,389표를 얻어 정 후보(617만4,681표)를 크게 앞지르면서 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 정 후보 측은 이 후보와 BBK의 연관성을 부각시키는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했다. 당시 대선 CF에서 ‘정동영의 공약’이 아니라 ‘이명박은 찍으면 안 되는 후보’라는 점만 부각시켰다. 이에 당시 선거 구도는 ‘이명박 vs 반이명박’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었고, 선거의 주인공이 이 후보가 된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또한 2007년 대선은 정권교체 열망이 더 큰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BBK 사건은 이 후보의 지지율에 영향을 주지 못했고, 네거티브로만 점철된 선거 전략으로 인해 이 후보만 부각되는 효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검찰 수사 역시 이 후보에게 ‘면죄부’를 부여했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은 13년 후 유죄 판결을 받았고, 현재 수감 중이다. 

◇ 내년 대선 ‘2007년' 재연 될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대장동 의혹’ 역시 ‘어게인 2007’, 혹은 ‘리버스(Reverse) 2007’ 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어게인 2007’은 당시 대선에서 아무리 이명박 후보를 공격했어도 지지율은 탄탄했다는 점이 유사하다는 의미다. 또한 ‘리버스 2007’은 당시 야당 후보였던 이 후보가 악재에도 지지율이 흔들리지 않은 것처럼, 이번에는 여당 후보인 이재명 지사가 비슷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다만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은 민주 진영에서만 공고하고, 이명박 후보만큼의 압도적 지지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정권교체 여론이 다소 우세하기 때문에 여권에 쉬운 선거는 아니라는 점이 차이점이다.

또 BBK 사건은 이명박 후보를 중심으로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대장동 의혹은 어디서 어떤 인사가 나타날 지 예측할 수 없다.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곽상도 의원은 ‘아들 퇴직금 50억’ 논란으로 의원직에서 사퇴했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맡았던 박영수 전 특검 역시 연루됐다. 또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고문으로 이름을 올렸던 원유철 전 의원과 김수남 전 검찰총장, 대장동에 땅을 소유한 나경원 전 의원과 이완구 전 국무총리 등은 야권 인사로 분류된다. 

검찰 수사 양상의 차이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BBK 수사는 이명박 후보에게 면죄부를 주며 끝났지만, 대장동 수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체포되면서 검찰 수사의 칼날이 이재명 지사에게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지사와 더불어민주당은 대장동 특검을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 역시 BBK 사건과는 다르다. 

하지만 대장동 의혹은 고구마 줄기 캐내듯 사건이 진행되고 있어 향후 전개를 예측하기 어렵다. 어디서 연루된 인물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선을 불과 5개월 앞두고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이어서 사정기관의 움직임이 느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마디로 검찰이 ‘정무적 판단’을 해 민감한 수사를 미룰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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