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무속 논란으로 갈등을 빚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에게 자제를 요청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다툼’에 자제를 요청했다. 당내 경선이 무속 논란으로 시끄러워지면서 정치권 안팎의 지탄이 새어 나오자 교통정리에 나선 모양새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오후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이렇게 돌아가는 경선 구도가 야속하기는 하다”며 “솔직히 지금 상황에서 서로 자제를 좀 하자는 그런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은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TV 토론회 이후 감정싸움을 벌였다. 유 전 의원이 윤 전 총장을 겨냥해 ‘무속인을 아냐’고 질문한 것이 발단이 됐다. 토론회 직후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에게 거칠게 항의했고 급기야 ‘몸싸움을 벌였다'는 소문이 새어 나오며 양측은 진실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정법’, ‘ 항문침 전문가’ 등을 두고 거센 공방전을 벌였다.

윤 전 총장이 토론회에서 미신 논란에 대응하며 홍준표 의원의 ‘빨간 속옷’을 언급한 것도 같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장 여권에 비판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손바닥에 왕(王)자를 긋고 나오는 후보, 빨간 속옷만 입고 다닌다는 후보, 점쟁이 말을 듣고 이름을 바꿨다는 후보가 있는가 하면 점쟁이 말을 듣고 역시 이름을 바꿨다는 후보 부인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 경선에 정책 경쟁은 사라지고 주술 논쟁만 한창이라니 참담하다”며 “주술의 힘으로 정권교체를 꿈꾸는 것이 아닐까 의문스럽다”고 비꼬았다.

당내에서도 우려스러운 반응이 새어 나왔다. 홍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 경선이 참 희한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야당 대선후보 경선이 마치 무속 경연대회가 되는 개그콘서트 장으로 희화화되고 있다. 자성하라”고 비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이 잇따르자 이 대표는 직접 교통정리에 나선 셈이다. 그는 “후보 간 비전이나 정책을 가지고 경쟁이 이루어지던 초반 분위기와 다르게 2차 경선 마무리를 앞두고 상당히 거친 논쟁이 있었다”며 “무엇보다 문제를 제기하는 쪽도 그리고 해명하는 쪽도 사실 끝난 다음에 얻을 것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왕(王)’자 논란 그리고 개명 논란, 그리고 빨간 내복 이런 것들을 지금 상황에서는 서로 자제를 좀 하자는 그런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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