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 레이스가 ′4파전′으로 압축됐다. 당 안팎에서는 본선 승리를 위해선 ′당심′을 확보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중이 강해진 토론회는 이번 본경선을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4인으로 압축됐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와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약 한 달여의 시간 동안 최종 후보가 되기 위해 본격 경쟁에 돌입한다.

8일 국민의힘은 대통령 선거 ‘2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하고 4강 진출 후보를 공개했다. 그간 여론조사의 예측대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유 전 의원은 무난히 후보에 합류했다. 

이들은 경선 결과가 발표된 뒤 일제히 지지를 보내 준 국민과 당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보냈다. 공직선거법상 공개되지 않은 ‘1위 신경전’도 새어 나왔다. 경선 결과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압도적 승리’라고 평가했고, 홍 의원은 ‘압도적 지지’라고 언급했다.

무엇보다 이날의 반전은 원 전 지사였다. 2차 컷오프 경선 기간 원 전 지사는 황교안 전 대표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과 비등한 지지율을 기록해 왔다. 컷오프 통과를 마냥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티켓은 결국 그의 손에 들어갔다. 

당내에서 중요한 ‘정치적 자산’으로 평가받아 왔다는 점이 이같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개혁 보수 이미지와 제주도지사로서 경륜도 주효했다. ‘전통적 보수’를 기반으로 해온 황 전 대표와 준비 부족을 드러낸 최 전 원장과는 결이 다른 상황이었다. 특히 황 전 대표가 겨냥한 전통 보수층의 지지가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을 향하고 있었다는 점도 원 전 지사에겐 도움이 됐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제주도지사를 역임했기 때문에 특정 지역의 비토가 없고, 경륜도 있다”며 “당에서 정치적으로 원희룡을 상당한 자산으로 보기 때문에 굳이 따지고 보면 안 찍을 이유가 없었다. 비교 우위에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전 지사는 결과 발표 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을 잡는 궁극기를 보여드리겠다”며 “세분의 뛰어난 주자들과 함께 토론회에서 국민들의 기대와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눈높이를 끌어올리기 위한 선두차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 무게감 더해진 토론회

토론회는 본경선 최대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앞선 경선에서 8인이었던 후보가 4인으로 줄어든 데다 횟수도 늘어났다. 4인의 후보들은 오는 11일부터 31일까지 7차례 지역 합동 토론회와 3차례 일대일 맞수 토론을 치른다. 토론회에 자신감을 보이는 유 전 의원에 이어 원 전 지사가 합류하면서 긴장감도 한층 높아진 셈이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토론회에 약점을 드러내왔다는 점에서 양강 구도의 균열 가능성도 엿보인다. 윤 전 총장은 계속된 ‘실언’으로 구설에 올랐고, 홍 의원은 ‘날카로움’이 사라졌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자칫 토론회에서 역전을 허용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른 당심(黨心)의 향배도 예측 불허다. 본경선은 당원 투표 비율이 50%를 차지하는 만큼 당심 확보가 중요하다. 대선 경선의 특성상 ‘될 후보를 밀어준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지만, 경선 과정서 ‘본선 경쟁력’을 확신하지 못할 경우 당심은 옮겨갈 수밖에 없다.

검찰이 최근 ‘고발 사주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선 가운데, 토론회에서 이 문제가 공세의 ‘불씨’로 활용될 가능성도 크다. 윤 전 총장으로선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최근 당에 ′젊은′, ′신규′ 당원들이 대거 유입됐다는 점도 당심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요소다.

박 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외부 변수를 제외하면 당내 변수는 TV 토론밖에 없다”며 “과연 홍 의원이 토론을 통해 당내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으면서 확장 동력을 얻을지, 반면 윤 전 총장이 실언할지, 유 전 의원이 의외로 신선한 바람을 불러올지 등 후보 지지율 변동이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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