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자신을 공격하는 당내 후보들을 겨냥 ″정신머리 안 바꾸면 당이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저격 대상이 된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이같은 발언에 발끈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연일 자신을 공격하고 나선 당내 후보들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같은 발언은 당장 당내 후보들을 자극한 모습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3일 국민의힘 제주도당에서 열린 캠프 제주선대위 임명식에서 “정치판에 들어오니 여당이 따로 없고 야당이 따로 없다”며 “정치하기 전에는 ‘핍박받는 훌륭한 검사’라던 우리 당 선배들이 제가 정치에 발을 들이니 핍박이 의혹으로 바뀌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저는 26년간 검찰에서 공직생활을 하면서 돈을 피해 다닌 사람이다. 약점이 있었다면 이 무도한 정권과 맞설 수 있었겠나”며 “약점이 없으니까 1년 6개월 동안 털어서 뭐 만들라했는데 없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따로 없지만, 걱정하실 건 없다. 끄떡없다. 2년을 털려도 뭐가 안 나온다”며 “다른 우리 당 후보가 만약 된다면 그건 1주일도 안 걸린다”고도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특히 자신을 향한 공세의 날을 세우는 유승민 전 의원을 직격했다. 그는 “고발 사주를 가지고 대장동 사건에 비유하면서 이재명과 유동규의 관계가 저와 손준성 수사정보정책관 관계라고 하는 데 이게 도대체 야당 대선 후보가 할 소린가”라며 “이런 사람이 정권교체를 하겠나.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맞다”고 날을 세웠다.

윤 전 총장의 발언에 당내 후보들은 들끓었다. 저격을 당한 유 전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뭐가 두려워 등 뒤에서 칼을 꽂나”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떳떳하면 TV토론에서 사람 눈을 보고 당당하게 말하라”며 “무서워서 손바닥에 왕(王)자 쓰고 나와도 버벅거리는 사람이 어떻게 이재명을 이기나”라고 했다.

이어 “일주일만 털면 다 나온다? 특수부 검사다운 말버릇”이라며 “유승민은 윤 후보 같은 사람에게 그런 소리나 들을 만큼 허접하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 약점이나 신경쓰고 무서우면 ‘천공스님 정법 영상’이나 보고 오시라”며 “문재인 정권 충견 노릇을 한 덕분에 벼락출세하더니 눈에 뵈는 게 없는가”라고 힐난했다.

‘당이 없어져야 한다’는 발언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유 전 의원은 “지지도 좀 나온다고 정치가 그리 우습게 보이고 당이 발밑에 있는 것 같나”며 “차리리 '나 좀 추대해달라'고 말하라. 처음부터 원했던 게 꽃길에 추대 아니었나”라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참 오만방자하다”며 “그간 온갖 설화도 그냥 넘어 갔지만 이건 넘어가기 어렵다. 뻔뻔하고 건방지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넉달된 초임검사가 검찰총장 하겠다고 덤비면 우스운 꼴이 되듯이 정치 입문 넉달만에 대통령하겠다고 우기는 모습이 철없이 보이기도 하고 어처구니 없기도 하다”며 “그 못된 버르장머리 고치지 않고는 앞으로 정치 계속하기 어렵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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