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M6 LPe, 7월부터 판매 감소세… LPG 가격 상승 시점과 겹쳐
LPG 가격, 최근 5년 사이 최고 ‘ℓ당 1,000원↑’… 연비도 안 좋은데
하이브리드 SUV와 비교 시 연간 유류비 지출 더 커… 가성비 옛말
경쟁 모델, 풀체인지·하이브리드 엔진 탑재… 르노삼성, 하이브리드 언제쯤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 QM6의 실적이 감소하는 가운데, 판매를 견인하는 LPG 모델은 고유가 시대에 맥을 못추고 있다. / 르노삼성자동차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의 3분기 실적이 좋지 않다. 특히 르노삼성의 주력 모델인 QM6의 실적이 매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르노삼성 QM6는 국내 시판 중인 SUV 차량 가운데 유일하게 LPG 모델을 판매하는 차량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르노삼성 역시 LPG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며, QM6의 월간 실적 60% 이상이 LPG 모델에 집중돼 있다. 가솔린 대비 저렴한 연료 값으로 가성비를 내세운 것인데, 최근 LPG 가격의 폭등으로 이제 이마저도 무색해지고, 판매 부진에 빠지는 모습이다.

르노삼성의 올해 1∼3분기 누적 판매대수는 4만2,803대이며, 이 중 QM6는 2만6,525대로 전체의 61.97%를 차지하고 있다. QM6가 르노삼성의 효자모델인 셈이다. 그 중에서도 QM6 LPe 모델이 QM6의 판매대수를 견인하고 있는데 3분기 들어서는 LPG 모델의 판매대수 마저 하락세다.

QM6 LPe 모델은 올해 총 1만6,645대가 판매됐다. 해당 모델은 올해 1월과 2월 각각 1,278대, 1,245대 판매에 그쳤으나 3월 2,008대를 기록한 후 2,000대 전후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다. QM6 LPe는 6월 2,183대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 실적을 썼는데, 3분기 들어 △7월 2,041대 △8월 1,994대 △9월 1,813대 등 매월 실적이 감소하고 있다.

QM6 LPe 모델의 판매 감소 현상이 나타난 시점은 차량용 부탄(LPG) 소매가격이 상승한 시점이다.

서울의 LPG 가격이 리터당 1,000원을 넘어섰다. / 뉴시스
서울의 LPG 가격이 리터당 1,000원을 넘어섰다. / 뉴시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의 자동차충전소(LPG충전소)의 ℓ당 평균 판매가격(산술 평균)은 지난 1월 797원 수준에서 2월 848원 정도로 상승했다. 이후 3월부터 5월까지는 898원∼899원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 6월에는 878원 정도로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7월 LPG의 ℓ당 전국 평균 가격은 906원 수준으로 상승했고, 8월과 9월에도 연이어 올라 980원 정도로 나타났다. 서울과 대구 등지에서는 지난 8월부터 LPG 가격이 ℓ당 1,000원 이상인 충전소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으며, 지난 9월 지역별 LPG 평균 판매가격은 서울과 대구, 강원, 제주 등이 ℓ당 1,000원을 넘어섰다. 이러한 LPG 판매가격은 최근 5년(2017년 1월 이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LPG 차량은 대체로 가솔린 차량보다 연료효율(연비)이 저조한 편이다. QM6 LPe 모델도 제원 상 복합 평균 연비는 8.6∼8.9㎞/ℓ 정도다. 요즘 출시되는 비슷한 크기의 하이브리드 SUV의 연비가 15.2∼16.7㎞/ℓ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인 셈이다.

연료비는 서울 9월 평균 가격 기준 보통휘발유가 1,725원이며, LPG는 1,040원 정도다.

이를 기준으로 100㎞를 주행한다고 가정하고 단순 계산할 시, QM6 LPe 모델은 약 11.23ℓ를 소모해 1만1,685원 정도의 연료비가 발생한다. 16.7㎞/ℓ의 연비를 보이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에는 약 5.99ℓ의 연료를 사용해 1만333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연간 2만㎞ 주행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하이브리드 차량은 약 206만6,600원, QM6 LPe 모델은 233만7,000원을 지출하게 된다.

즉, LPG 가격이 ℓ당 1,000원을 넘어선 시점에서는 LPG 차량에 대해 ‘가성비’나 ‘효율’을 내세우기가 애매해진 셈이다.

르노삼성 QM6 LPe 모델 판매가 치솟은 지난해는 LPG 판매 가격이 최근 5년 중 최저를 기록한 시점(2020년 5월, 평균 725원)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보통휘발유 가격도 1,349원 수준으로 최근 5년 최저점을 기록했다. 이 당시 연료 가격을 기준으로 2만㎞ 주행 비용을 계산하더라도 QM6 LPe는 162만8,350원이며, 하이브리드 차량은 161만6,102원으로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LPG충전소 수가 여전히 주유소 대비 부족한 점도 한몫한다. 한국석유관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국에 운영 중인 주유소 수는 총 1만1,431개 정도다. 반면 LPG충전소는 2,000여개 수준으로 주유소 수의 5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전국에 설치돼 운영 중인 주유소와 충전소의 수를 비교하면 편의성 측면에서도 LPG 차량은 아직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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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이 QM6 LPG 모델에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으나, 정작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는 감감무소식이다. / 르노삼성자동차

이러한 상황에도 르노삼성은 QM6 LPe 모델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모습이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2022년형 QM6 LPe 모델을 새롭게 출시하면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긴급제동 보조시스템(AEBS)의 보행자 감지 기능 등을 추가하고, 통풍시트 등 고객 니즈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사항도 확대 적용하는 등 상품성을 강화했다. 아울러 선택이 많은 옵션을 기본으로 적용하고 LE와 RE 트림을 통합해 LE 시그니처 트림을 새롭게 선보였다.

그럼에도 QM6 LPe 모델의 판매는 오히려 전월 대비 9% 이상 감소했다. 르노삼성 QM6는 지난 2016년 국내에 출시된 후 외관 디자인은 크게 변하지 않고, 연식 변경 등을 거치면서 세세한 부분이 여러 차례 바뀌 것에 그쳤다.

반면 이 기간 당시 경쟁모델로 꼽히던 현대자동차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는 풀체인지를 거치며 차체를 키우고,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하는 등 상품성을 높였다. 최근 국산차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나 풀체인지 주기가 짧아지고, 부분변경 모델도 변화의 폭을 크게 적용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르노삼성은 아직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르노삼성은 여전히 메인 모델이라고 하는 QM6와 SM6, 그리고 최근에 상품성을 업그레이드한 XM3 등 모델에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하지 않고 있는데, 경쟁사 대비 느린 모습으로 볼 수 있다. 르노삼성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시장의 흐름을 읽고 다방면에서 발 빠른 대처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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