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씨 관련 발언을 두고 ‘망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씨 관련 발언을 두고 ‘망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씨를 칭찬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을 방문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왜 그러느냐. 맡겼기 때문”이라며 “이분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보았기 때문에 맡긴 거다”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그 당시 정치했던 사람들이 그러더라. '국회는 잘 아는 너희가 해라'라며 웬만한 거 다 넘겼다고 (한다). 당시 3저 현상이 있었다고 했지만 그렇게 맡겼기 때문에 잘 돌아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여당 뿐만 아니라 야당 대선주자들도 비판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총장이 전두환 씨를 옹호하는 과정에서 호남을 언급한 것과 관련 “광주영령과 호남인 능멸”이라며 격분했다.

송영길 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 입문 이후에 하루도 빼먹지도 않은 비정상적 언행이 급기야 군사 반란의 수괴 전두환 씨를 찬양하는 것에까지 이르렀다”며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이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것과 진배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대표는 “광주시민을 총칼로 짓밟고 국민 인권과 민주주의를 유린하며 온갖 부정과 비리를 저지른 전두환 5공 정치가 시스템 정치라고 한다면 히틀러 스탈린 정치도 시스템 정치라고 불러야겠되겠나”라며 “어디 감히 전두환 폭정의 가장 큰 피해자인 호남인들을 들먹이며 전두환을 찬양할 수 있나”라고 격분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갈수록 태산이다. 광주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고 진상규명조차 완전히 되지 않았다”며 “집단학살범도 집단학살 빼면 좋은 사람이라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광주영령과 호남인 능멸에 대해 지금 즉시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 사이에서도 후보직 사퇴 촉구 목소리가 나왔다.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본인, 처, 장모의 끝없는 범죄 의혹에 일일, 일 망언으로 당의 위상과 명예를 추락시키고 대선후보로서의 자격마저 의심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석열 후보의 전비어천가, 역겹다”며 “5.18의 아픔 앞에 이런 망언을 한다는 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공감능력이 없는 건지, 오직 표계산에만 정신이 팔린 건지, 아니면 평소에도 아무 생각없이 살아온 건지, 참 경악스럽고 우려스럽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사퇴하는 게 나라를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불행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며 “이런 사람을 대선후보로 뽑는다면 보수정치도 끝장”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파장이 커지자 유능한 인재 기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두환 정권 군사독재 시절 김재익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제 대통령’ 소리를 들었을 정도로 전문가적 역량을 발휘했던 걸 상기시키며, 대통령이 유능한 인재들을 잘 기용해서 그들이 국민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하도록 한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전두환 정권이 독재를 했고 자유민주주의를 억압했던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당시 대학생이었던 저는 12.12 모의재판에서 판사 역할을 하면서 당시 신군부 실세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사람이다. 저의 역사의식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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