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라면 신제품 출시 현장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라면 신제품 출시 현장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육계기업 하림의 김홍국 회장이 이번엔 라면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이를 통해 종합식품기업으로 한층 더 도약하는 한편, 정체된 성장세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같은 승부수의 성공 가능성엔 물음표가 붙고 있다.

하림은 최근 가정간편식 브랜드 ‘더 미식’을 론칭하고, 첫 제품으로 ‘더 미식 장인라면’을 출시했다. ‘닭’ 이미지가 강한 하림이 변신에 나선 것이다.

장인라면의 눈길을 끄는 특징은 프리미엄이다. 우선 가격부터 개당 2,200원에 달한다. 기존 라면 4~5개입 1봉지 가격과 비슷하다. 제품을 구성하는 요소들도 화려하다. 면은 육수로 반죽해 바람에 말린 건면이고, 스프는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등을 넣고 우려낸 국물을 농축시킨 액상스프다. 프리미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건강적인 측면에서도 나트륨을 크게 줄였다. 

즉, 장인라면은 이름을 놓고 보자면, ‘라면’보다 ‘장인’에 무게가 실린 제품이다. 제품 개발에도 4~5년이 걸렸다고 한다. 

하림의 첫 라면시장 진출이라는 점, 라면 자체가 워낙 일반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장인라면’은 출시와 함께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성공 가능성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는 것도 사실이다.

라면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트렌드에 따른 신제품 출시가 활발하기도 하지만, 진입장벽이 높고 기존 브랜드 및 제품들의 아성이 상당하다. 후발주자에게 결코 호락호락한 시장이 아니다.

물론 하림은 프리미엄이란 차별화에 방점을 뒀다. 다만, 프리미엄 라면시장 또한 이미 존재한다. 장인라면이 갖춘 건면, 액상스프, 저나트륨 등의 요소는 프리미엄 라면시장에서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프리미엄 라면시장은 전반적인 규모나 성장세에 있어 뚜렷한 한계점이 존재한다. 높은 가격 또한 라면의 본질에 비춰봤을 때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물음표에도 불구하고 하림은 장인라면에 상당한 힘을 쏟고 있다. 출시 행사에선 김홍국 하림 회장이 직접 요리사 옷을 입고 라면을 끓였다. 특히 그는 자신의 딸이 라면을 먹으면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며 친환경적인 라면을 만들고자 했다는 비화도 언급했다. 또한 하림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배우 이정재를 장인라면 모델로 발탁했다.

하림은 장인라면의 내년 연간 매출액 목표치를 700억원으로 제시했으며, 이를 필두로 ‘더 미식’ 브랜드를 적극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김홍국 회장이 직접 라면까지 끓여가며 진두지휘한 만큼, 장인라면과 ‘더 미식’의 성공여부는 그의 경영능력 평가로도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