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4사에 이어 볼보 1만대 등극… 다음은 미니 기대감
지프·쉐보레·렉서스, 4분기 사활 걸어야… 포르쉐는 가능성↓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돋보이는 성장세를 기록 중인 볼보가 올해도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가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아우디와 폭스바겐을 위협하고 있다. / 볼보자동차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올해 수입자동차 브랜드에서 많게는 10개사가 1만대 클럽에 등극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올해는 자동차 반도체 수급 문제 등으로 인해 차량 출고가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하반기 들어 일부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판매량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 1만대 고지를 목전에 둔 브랜드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1만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 수입차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6만2,232대) △BMW(5만2,411대) △아우디(1만5,921대) △폭스바겐(1만1,815대) 등 독일차 브랜드에 이어 볼보자동차(1만1,193대)까지 총 5개사다. 여기에 최근 차량 내 물고임 결함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테슬라까지 포함하면 6개 수입차 브랜드가 1만대 이상 판매고를 달성한 것이다.

먼저 볼보는 지난달 1,259대 판매를 기록하며 비(非) 독일차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1만대 고지를 밟았다. 볼보의 성장세는 괄목할 만하다. 지난달 판매대수는 아우디(1,150대)보다 100대 이상 많은 차량이 판매돼 독일차 브랜드의 3강 체제를 무너뜨렸다. 이러한 성장세를 감안하면 연초 목표했던 1만5,000대 달성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볼보에 이어 1만대 클럽 입성 가능성이 점쳐지는 브랜드는 미니와 지프, 쉐보레, 렉서스 등 4개사다. 하지만 현재 1만대 클럽에 가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는 미니이며, 다른 3개사는 4분기 판매실적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1-MINI 코리아, 샵 온라인 한정판 'MINI 섀도우 에디션' 출시 / 미니
미니가 한국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온라인 한정판 미니 섀도우 에디션. / 미니 코리아

◇ 마니아층 탄탄한 미니, 올해 한정판 마케팅 성공적

미니는 타 수입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는 브랜드다. 그럼에도 미니는 올해 3분기까지 총 8,975대 판매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월 평균 판매대수는 약 1,000대 수준으로, 남은 4분기 동안 월 350대 수준만 기록해도 1만대 판매는 가능해 사실상 1만대 클럽 진입을 기정사실화 한 셈이다.

미니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한정판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미니가 올해 1∼9월 기간 동안 온라인 한정판으로 선보인 모델로는 △미니 컨트리맨 온라인 익스클루시브 △미니 패디 홉커크 에디션 △미니 이즐링턴 에디션 △미니 피카딜리 에디션 △미니 GEN Z 에디션 등이 있다. 여기에 이번달에만 미니 JCW 록킹햄 GT 에디션과 미니 섀도우 에디션 2종의 온라인 한정판을 추가로 선보였다.

미니 차량은 개성이 강한 디자인이 특징 중 하나인데, 한정판 모델은 기존 모델보다 더 개성이 넘치는 독창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월별 한정판 모델 마케팅은 BMW에서도 진행 중이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7월에는 부분변경을 거친 뉴 미니 모델 3종(3도어, 5도어, 컨버터블)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적극적인 신차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미니는 앞서 지난 2019년 1만226대, 2020년 1만1,247대를 기록한 바 있으며, 올해까지 3년 연속 1만대 클럽 진입에 청신호를 밝혔다.

지프가 이번에 5세대 그랜드 체로키 모델을 출시하며 전동화 모델을 함께 선보였다. / 지프
지프가 이번에 5세대 그랜드 체로키 모델을 출시하며 전동화 모델을 함께 선보였다. 지프의 5세대 그랜드 체로키는 다음달 국내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 지프

◇ 지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주춤… 그랜드체로키, 구원투수 될까

다음으로는 SUV 명가 지프가 1만대 클럽 진입에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하지만 지프는 하반기 들어 판매대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1만대 판매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4분기 반등이 절실하다.

지프는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에서 총 5,927대 판매를 기록했다. 월 평균 1,000대 꼴이다. 지난 7월에도 1,003대를 기록해 이때까지만 해도 무난하게 1만대 클럽을 넘어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 코리아(지프코리아) 사장이 목표로 제시한 2019년 판매실적인 1만252대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 8월과 9월 지프의 판매실적은 428대와 592대로, 그간 월 900∼1,100대 수준을 기록하던 것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두 달 연속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결과 지난 9월 기준 올해 누적 판매대수는 7,950대를 기록했다. 현재 1만대까지 남은 대수는 2,050대로, 남은 4분기 동안 월 평균 684대 이상의 판매를 달성해야 한다.

지난 3분기 판매대수가 급락한 이유는 자동차 반도체 수급의 영향이 크다는 게 지프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6월 이후 수입차의 전체 판매대수는 △6월 2만6,191대 △7월 2만4,389대 △8월 2만2,116대 △9월 2만406대 등 매월 전월 대비 판매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으며, 지난달에는 전년 동월 대비 판매대수가 6.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프뿐만 아니라 모든 수입차 브랜드가 겪고 있는 상황인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프는 다음달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친 5세대 그랜드 체로키 L 모델 투입을 앞두고 있어 기대감이 크다. 신차 투입을 통해 연말에 판매량 회복을 노려볼 수 있는 기회다. 한층 더 럭셔리한 모습으로 돌아온 그랜드 체로키는 기존 지프 마니아 외에도 대형 SUV를 고려하는 신규 고객 유입 가능성이 큰 모델로 평가된다. 4분기 실적 회복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콜로라도가 쉐보레의 판매량을 견인하면서 동시에 수입차 3,000~4,000cc 차량 판매율까지 끌어 올리고 있다. / 쉐보레
콜로라도가 쉐보레의 판매량을 견인하고 있다. / 쉐보레

◇ 쉐보레, 콜로라도·트래버스 고군분투… 9월 실적 빛났다

쉐보레는 국산차와 수입차 투 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지엠이 판매 중인 쉐보레 모델 중 수입차로 집계되는 차량은 △콜로라도 △트래버스 △카마로 △볼트 EV 등 4종이다. 이쿼녹스도 수입차로 집계되는 모델이지만, 미국 본토에서 디젤모델 생산 중단 및 신형 출시 등의 이유로 올해 상반기 한국 시장에서 판매 중단이 결정됐다.

여기에 볼트 EV와 볼트 EUV 2종의 전기차는 지난달 출시가 계획됐었으나, 배터리 리콜 등의 이유로 출시 시기가 내년으로 연기됐다. 또 올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친환경자동차 구매자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이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 모두 소진되기도 해 당장 출시하더라도 실적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이러한 상황 속에 쉐보레 모델 중 수입차로 집계되는 모델은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카마로 3종이지만, 사실상 카마로는 월 10대 이하 수준이라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2종이 고군분투 중이다.

쉐보레는 지난달까지 총 7,550대 판매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1,022대 판매를 달성했는데, 콜로라도가 758대를 차지했다. 지난달 콜로라도 판매실적은 수입 가솔린 단일 모델 판매 실적 중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모델별 판매대수는 △콜로라도 3,225대 △트래버스는 2,548대 △볼트EV 1,016대 △이쿼녹스 551대 △카마로 72대 등이다. 쉐보레의 경우 사실상 2대만으로 4분기를 보내야 하는 상황이며, 여기에 반도체 수급난도 판매와 직결되는 부분이라 1만대 클럽 진입이 쉽지 않아 보인다.

렉서스코리아가 국내에 뉴 ES 모델과 뉴 ES F스포츠 모델을 출시했다. 뉴 ES300h(왼쪽)와 뉴 ES300h F스포츠 모델. / 한국토요타자동차
렉서스코리아가 국내에 뉴 ES 모델과 뉴 ES F스포츠 모델을 출시했다. 뉴 ES300h(왼쪽)와 뉴 ES300h F스포츠 모델. / 한국토요타자동차

◇ 렉서스 뉴 ES300h, 신차 효과 보여줄까

렉서스는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대수가 7,472대를 기록 중이다. 남은 기간 월 평균 840대 이상을 꾸준히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라 렉서스 역시 1만대 클럽 진입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8월 렉서스의 판매대수가 933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였으나, 9월 다시 판매대수가 644대로 하락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렉서스는 지난달 말 준대형 세단 뉴 ES를 출시하면서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이번에 부분변경을 거쳐 출시된 뉴 ES는 F-스포츠 트림을 추가해 스포티함을 더하는 등 상품성을 강화했다. 렉서스 브랜드에 대한 중후한 이미지를 벗겨내기 위한 묘책으로 보인다.

렉서스의 ES 모델은 한때 단일 모델 판매대수가 1,000대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누린 모델이다. 특히 토요타렉서스의 스트롱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뉴 ES300h는 연료효율(연비)이 상당히 좋은 것으로 알려지는데, 실제 주행 시 20㎞/ℓ 전후의 효율을 보여 유지비가 적게 드는 고급 세단이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렉서스 내에서 ES 모델은 독보적인 실적을 자랑한다. 올해 판매실적 중 65% 이상이 ES 모델에 집중됐다. 대수로는 4,890대로, 다른 렉서스 모델 실적을 모두 합쳐도 ES의 판매대수보다 적다.

이러한 ES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만큼 4분기 신차 효과를 통한 반등을 기대해볼만 하다.

위 4개 브랜드 외에 포르쉐도 1만대 클럽 가능성이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으나,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포르쉐는 9월까지 7,211대를 판매해 올해 1만대 클럽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 동안 월 평균 900대를 달성해야 가능하다. 그러나 6월 967대 판매를 기록한 후 하반기 들어 판매대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자동차 구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3분기까지 판매된 수입차는 총 21만4,66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났다. 여기에는 테슬라가 제외됐으며, 테슬라를 포함하면 23만956대에 달한다. 올해 연말까지 한국수입차협회 회원사의 판매대수 합계는 약 29만대 전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