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끝나면서 통합선대위에서 이해찬 전 대표가 중책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019년 11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끝나면서 통합선대위에서 이해찬 전 대표가 중책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019년 11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 경선이 끝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원팀’ 만들기는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인다. 이낙연 전 대표의 칩거 역시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 승리를 이끈 이해찬 전 대표의 ‘등판론’이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해찬 전 대표가 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중책을 담당한다면, 당의 화학적 결합 역시 가능해질 것이라는 의미다. 

◇ 이재명, 사퇴시기 고심… 이낙연 만남은 언제?

이재명 후보는 지난 18일과 20일 경기도를 대상으로 하는 두 차례의 국정감사를 마치고 도지사직 사퇴 시기를 고심 중이다. 이 후보가 21일 공식일정 없이 선대위 구상에 들어간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이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의 만남이 언제쯤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이낙연 전 대표는 아직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은 채 서울 종로 자택과 근교를 오가며 잠행 중이다. 이 전 대표 측은 캠프 해단식 이후 지지층을 다독이기 위해 지역 순회를 계획했으나, 현재 지지층이 경선 과정에서의 갈등으로 인해 앙금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 전 대표 지지층은 민주당 경선결과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한 바 있어, 섣불리 움직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전 대표가 민주당 경선 결과 수용 입장을 밝힌 만큼,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가능성은 낮다. 여당 관계자는 “법원도 섣불리 (인용)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게, 자칫하면 사법부가 정당 경선에 개입했다는 논란을 빚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경선 결과에 대한 법적인 판단이 종료된 후에는 이 전 대표로서도 이 후보와의 만남을 거절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이 후보는 지난 15일 이 전 대표와 전화통화를 한 사실을 밝히며 국정감사 이후 회동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국감을 마친 이 후보가 경기지사직을 사퇴하고,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과가 나오면 두 사람이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 통합 선대위에 ‘이해찬 등판론’ 나오는 이유

그러나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만남을 가지더라도, 당의 ‘화학적 결합’이 완벽하게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이 전 대표 측은 송영길 당 대표가 인터뷰를 통해 이 후보와의 만남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에 불쾌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이해찬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해찬 전 대표는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을 승리로 이끈 바 있다. 또한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에 180석을 안기며 대승을 이끈 바 있다. 

또 이해찬 전 대표는 지난달 7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경선 이후에) 용광로 선대위 구성을 할 테니, 거기에 참여해서 도와드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해찬 전 대표의 연구재단 ‘광장’을 기반으로 이 후보의 전국 지지모임인 ‘민주평화광장’이 발족된 만큼, 이 후보와 이해찬 전 대표의 접점도 존재하고 있다. 이에 이 후보가 이해찬 전 대표를 포함한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친문재인) 원로들의 도움을 받아 친문 지지층과의 앙금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울러 이해찬 전 대표 정도의 원로가 나서서 이낙연 전 대표 측을 다독여야 ‘원팀’을 구성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이낙연 양 캠프에 몸담았던 현역 의원 대다수가 이해찬 전 대표 시절 공천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찬 전 대표가 양쪽을 중재해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다만 이해찬 전 대표가 선대위에 참여하더라도, 이낙연 전 대표가 ‘원팀’ 구성에 힘을 실어줄지 미지수다. 지지자들이 가진 감정의 골이 깊은 상태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선대위 참여에도 지지자 간 갈등이 지속된다면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역량 자체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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