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우리 인류는 우주에서 온 ‘별의 자손’이다.”

<빅 히스토리>의 저자 신시아 브라운이 책을 통해 언급한 말이다. 실제로 우주가 탄생한 후 별이 폭발하면서 만들어진 수소(H₂) 등은 우리 인간의 몸을 구성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가 별의 자손이라는 말은 비약이 아닌 엄연한 사실이다.

우리의 진정한 고향이 결국 우주이기 때문일까. 인류는 과학이 발전한 이래 끝없이 우주의 신비를 밝혀내기 위한 꿈을 꾸고 있다. 우주의 신비를 밝혀내는 것이 곧, 인류의 기원을 밝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많은 아이들도 우주의 원리를 밝혀내는 천문학자와 직접 우주로 나아가는 우주비행사를 꿈꾸곤 한다. 기자 역시 어린 시절 우주비행사를 잠시나마 꿈꿔보기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근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꿈은 우주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2020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 순위 중 ‘과학자’는 17위에 그쳤다. 또한 경제적 안정을 원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커지면서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공무원’이 초등학생 선호직업 20위권에 들기도 했다.

운동선수가 1위,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전체 4위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운동선수나 크리에이터 역시 대단한 노력과 재능이 필요한 직업군인 것은 분명하다. 또한 경제적 안정을 이유로 공무원을 선호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나라의 근간을 이끌어가는 과학기술에 대한 어린이들의 관심이 줄어드는 모습이 안타까운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누리호’ 발사는 의미가 크다. 단순히 기술적 성과를 넘어 어린이들에게 우주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어른’ 과학자들이 대단히 높은 수준의 우주항공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성과를 이어받아 미래에 더욱 높은 단계의 기술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 ‘아이들’이다. 

물론 우주항공산업이 당장 다른 산업보다 큰 경제적 이득을 가져올 수 있다고 장담하긴 어렵다. 하지만 국가 간 과학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현재, 우주항공기술은 단순히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국가경쟁력이다. 우주항공산업은 결국 해당 국가의 모든 과학 기술력을 집약한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어른들에게는 큰 숙제가 남아있다. 바로 경제 상황 등을 염려해 어린이들조차 과학자를 꺼리고 있는 지금의 사회적·경제적 상황을 바꾸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환경 마련과 인재 육성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초등학생들이 경제적 안정을 이유로 공무원을 과학자만큼 선호하는 것은 조금 안타깝지 않은가. 

21일 저녁, 푸른 창공을 가르며 우주로 날아갔던 누리호의 모습을 보며 우주를 꿈꾸는 어린이들이 더 많이 생겼기를 바란다. 그리고 ‘별의 자손’인 우리 인류의 기원을 찾을 미래의 과학자가 우리나라 어린이 중 한 명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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