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마동석이 영화 ‘이터널스’(감독 클로이 자오)로 전 세계 관객과 만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배우 마동석이 영화 ‘이터널스’(감독 클로이 자오)로 전 세계 관객과 만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마동석이 전 세계에 ‘K-액션’의 진수를 선보인다. 더욱 확장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시작을 알리는 영화 ‘이터널스’(감독 클로이 자오)를 통해서다. 한국인 최초로 마블의 슈퍼 히어로가 된 그는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이터널스’는 수천 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마블의 새로운 히어로물이다. 

영화 ‘노매드랜드’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및 감독상 수상,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작품상 및 감독상 수상, 제7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등 역대급 기록과 232개 부문 이상의 수상 행렬을 이어가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연출을 맡아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매 작품마다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는 할리우드 대표 배우 안젤리나 졸리를 필두로, HBO의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리즈의 리차드 매든부터 쿠마일 난지아니‧셀마 헤이엑‧젬마 찬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 마동석이 길가메시 역으로 합류해 국내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영화 ‘부산행’ ‘범죄도시’ ‘신과 함께’ 시리즈 등에서 압도적인 존재감과 남다른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은 그는 ‘이터널스’에서도 특유의 타격감 넘치는 액션으로 전 세계 팬들을 저격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동석이 마블에 합류한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마동석이 마블에 합류한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마동석은 22일 진행된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국내 취재진과 만나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이날 현장에는 함께 호흡을 맞춘 안젤리나 졸리가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마동석은 “최고의 제작진,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면서도 “늘 그래왔던 것처럼 겸손하게 성실하게 해나갈 것”이라는 다짐을 덧붙였다. 

-한국에서 첫 마블 히어로의 일원이 된 소감은. 
“원래 마블의 팬이기도 하고, 클로이 자오 감독의 작품들도 좋아했는데 같이 작업하게 돼서 좋다. 또 안젤리나 졸리와 같은 슈퍼스타 배우들과 함께 연기할 수 있게 돼서 즐겁게 생각한다. 이번을 계기로 마블과 계속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여러 캐릭터와 액션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고, 나와 굉장히 잘 맞는 역할로 인사드리게 돼서 굉장히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 행복하다.”  

-캐스팅 과정은.
“‘부산행’이 외국에 많이 알려지고 나서 6년 정도 된 것 같은데, 그때부터 계속 할리우드에서 여러 제안이 왔다. 액션영화나 또 다른 슈퍼히어로물이나 제안이 왔었는데, 한국에서 출연도 하고 제작도 하는 작품들이 많아서 타이밍이 계속 맞지 않았다. 그러다 몇 년 전에 ‘이터널스’ 길가메시 역을 제안받았고, 클로이 자오 감독과 프로듀서 네이트 모어와 화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미 클로이 자오 감독이 내가 출연한 영화 여러 편을 보고 분석이 끝난 상태라 오디션은 없었다. 다른 영화에서 보여줬던 캐릭터들과 내가 본래 갖고 있던 본연의 성격, 그리고 내가 오랫동안 해온 운동이나 복싱 같은 액션 스타일을 굉장히 많이 적용해서 캐릭터를 만들어줬다.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터널스’에서 길가메시를 연기한 마동석.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이터널스’에서 길가메시를 연기한 마동석.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예고편 공개 후 반응이 뜨겁다. 특히 괴물 데비안츠를 손바닥으로 때리는 장면이나 주먹으로 치는 장면 등은 마동석의 시그니처 액션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이번 영화의 액션 스타일은 내가 오랫동안 해왔던, 복싱을 기반으로 한 액션이다. 클로이 자오 감독과 마블 측에서 주먹 펀칭과 손바닥으로 치는 액션을 꼭 넣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들어가게 됐다. 할리우드의 훌륭한 액션팀과 같이 일하게 됐지만, 나의 액션 스타일을 많이 넣고 디자인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같이 구성했다. 화려한 동작보다 조금 더 간결하고 강력한 파워를 보여줄 수 있는 스타일의 액션을 추구했다. 그게 가장 캐릭터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길가메시는 어떤 캐릭터인가. 중점을 둔 부분은. 
“코믹스에서 길가메시는 아시안 캐릭터가 아니었다. 그 캐릭터를 나에게 주면서 많은 것을 바꿔줬다.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캐릭터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같이 의논을 많이 했다. 길가메시, 이터널스는 영혼 불멸한 존재라서 7,000년 이상 살아왔다. 굉장히 사람다운 모습과 사람을 넘어선 존재에 가까운 모습을 같이 표현해야 했다. 길가메시는 따뜻하고 정이 많은 캐릭터다. 이터널스 식구들과 사람을 보호하는 보호자 역할을 한다. 특히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한 테나를 보호해 주는 보호자로서 따뜻하고 재밌는 캐릭터다. 반면 데비안츠라는 괴물과 맞서 싸울 때는 굉장히 사납고 강력한 전사, 파이터로 변한다. 따뜻함과 유머러스함, 사나운 전사로서의 모습을 골고루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

-안젤리나 졸리를 비롯 리차드 매든‧쿠마일 난지아니‧젬마 찬‧셀마 헤이엑 등 할리우드 톱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리허설을 할 시간이 많이 없었다. 캐스팅된 모든 배우들이 거의 한두 번의 만남 이후 바로 촬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마음을 열고 만나서 그런지 금방 가족같이 됐다. 좋은 친구, 가족처럼 서로 케어해주고 배려해 주면서 촬영했다. 배우들 간 서로 배려하는 건 한국영화 현장도 마찬가지이지만, 서로 배경이 다른 사람들끼리 모여 그렇게 빠른 시간에 가족처럼 되는 것은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점이 영화에도 고스란히 담겼다고 생각한다.” 

마동석(오른쪽)이 온라인 기자회견에 깜짝 등장한 안젤리나 졸리와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안젤리나 졸리(왼쪽)가 마동석 온라인 기자회견에 깜짝 등장해 훈훈한 우정을 자랑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그중에서도 안젤리나 졸리와의 더 많은 호흡을 맞췄는데, 함께한 소감은. 
“역시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굉장한 배우일 뿐 아니라, 좋은 사람이더라. 사람도 좋고 배려심도 많고 다른 배우들이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해준다. 나도 업계에서 오래 일을 했고, 안젤리나 졸리도 오래 영화를 찍어서 그런지 오래전부터 알던 친구들끼리 오랜만에 만나서 같이 촬영을 한 느낌이었다. 이상하게 생소하지 않았다. 또 안젤리나 졸리가 내 액션이나 영화의 팬이었다고 이야기를 해주는 것 자체가 감사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도 여러 나라 기자들에게 (나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이런 좋은 관계가 스크린 안에서 굉장히 좋은 케미스트리로 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클로이 자오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아티스틱 한 부분과 상업적인 부분을 골고루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배우들과 소통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자신이 가진 능력에 비해 겸손하고 배우들이나 다른 스태프들을 존중해 준다. 아무리 감독이더라도 영화의 모든 것을 답할 수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떤 부분은 본인도 조금 헷갈릴 수 있는데, 클로이 자오 감독은 그런 지점을 굉장히 솔직히 말하고 자기가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처럼 말하지 않는다. 겸손하게 서로의 의견을 물어보면서 배우가 연기하기 편하게 만들어준다.” 

‘이터널스’에서 길가메시로 분한 마동석.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이터널스’에서 길가메시로 분한 마동석.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할리우드 시스템을 경험해 본 소감은. 한국영화 현장에서도 적용해야겠다 싶었던 지점이 있다면. 
“영화의 사이즈를 떠나서 모든 영화 촬영은 항상 힘들다. 전쟁터다. 그리고 모든 현장에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것보다는 이 정도 스케일의 작품은 처음 해봐서 현장에 가면 세트에 압도되는 게 있었다. 물론 연기할 때는 자기 캐릭터에 집중하느라 자의식이 없고 기억이 안 나지만, 밖에서 세트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때 압도됐다. 처음 허허벌판이었던 곳이 한 달 뒤에 갔더니 실제 나무와 돌로 커다란 숲이 돼있더라. 거의 산을 통째로 만든 것 같았다. 그 세트 안에 들어가는 순간 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또 클로이 자오 감독이 컴퓨터그래픽이 아닌 실제 장소에서 찍고 싶다고 해서 블루스크린 앞이 아닌 실제 장소에서 촬영을 했다.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게 더 도와준 것 같다. 몇백명 되는 인원들이 모두 한 영화를 위해 잘 돌아가는 것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규모가 큰 영화이고 인원도 많은데 서로 잘 조화되고 융화되며 촬영할 수 있었던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됐다.” 

더 활발한 활약을 예고한 마동석.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더 활발한 활약을 예고한 마동석.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이터널스’가 배우 마동석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줬나. 이후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세계적으로 한국 콘텐츠가 유명해지기 전부터 계속 할리우드와 같이 일을 하고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이번에 결과물로 나오게 됐다.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묵묵하게 열심히 영화를 찍고 최선을 다해 연기할 예정이다. 계획돼 있는 다른 글로벌한 작품들이 많이 있다. 제작하는 영화도 있고, 출영하는 영화도 있다. 앞으로 더 다양한 나라에 있는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재밌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한국에서도 더 좋은 콘텐츠가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터널스’, 그리고 길가메시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있다면. 
“클로이 감독이 말하고 싶었고 우리가 이 영화에 매료됐던 것은 국적이나 성별, 인종으로 사람을 나눠 판단하고 편견을 갖지 말자는 거다. 한 사람 한 사람 개인으로 보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 봐주는 게 중요하다고 영화는 말한다. 히어로들 각자 개성이 강하고 힘을 갖고 있지만 조화롭게 뭉쳐 힘을 합칠 때 가장 강력한 슈퍼 히어로가 된다. 그것이 이 영화에서 제일 중요하고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아니었나 싶다. 보시기에 재밌게 만드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에 마음 편히 신나게 즐기면서도 조금은 넓은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화합할 수 있는, 어떤 잣대나 편견을 갖지 않는 모습이 돼 가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한마디. 
“여러분이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해보겠다. 더 좋은 영화를 만들고 출연하고 열심히 연기해서 응원해 주는 많은 분들에게 보람이 될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 ‘이터널스’라는 큰 블록버스터가 나온다고 해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늘 겸손하고 묵묵하게 연기하겠다. 많은 응원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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