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임기 내내 국가적으로 위기의 연속이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임기 중 마지막 시정연설을 하면서 “정부 출범 초기부터 일촉즉발의 전쟁위기 상황을 극복해야 했고, 일본의 일방적 수출규제, 보호무역주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국제 무역질서에 대응해야 했다. 지난해부터는 세계적인 코로나 대유행에 맞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경제와 민생을 지키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번 시정연설은 임기 중 다섯 번째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까지 포함하면 여섯 번째다. 청와대는 임기 5년 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는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 위기는 평화의 문을 여는 반전의 계기로 삼았다.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역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을 이끌어내며 평화의 물꼬를 텄다”면서 “아직 대화는 미완성이다.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일본의 수출규제는 우리 소재·부품·장비 산업이 자립하는 역전의 기회로 바꿨다. 국민이 응원하고 정부와 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손을 맞잡아 대응했다”면서 “그 결과, 100대 핵심품목에 대한 대일 의존도를 줄이고, 수입선 다변화 등 공급망을 안정시키면서 일본을 넘어 세계로, 소재·부품·장비 강국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계적인 코로나 위기 속에서 K-방역은 국제 표준이 됐으며, 대한민국이 방역 모범국가로서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선진적인 방역전략과 의료체계, 의료진의 헌신과 성숙한 공동체 의식이 만들어낸 성과”라며 “세계가 함께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우리의 역량을 재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은 늦게 시작했지만, 국민의 적극적 참여로 먼저 시작한 나라들을 추월했다”며 “전체 인구 대비 1차 접종률 80%, 접종 완료율 70%를 넘어서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접종률을 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안정적인 방역과 높은 백신 접종률을 바탕으로 우리는 이제,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한다. 11월부터 본격 시행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의 평범한 일상이 회복되고 위축되었던 국민의 삶에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방역 조치로 어려움이 컸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영업이 점차 살아나고, 등교 수업도 정상화될 것”이라며 “복지시설들도 정상 운영되며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돌봄 문제도 해소될 것이다. 치유와 회복, 포용의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단계적 일상회복은 코로나와 공존을 전제로, 방역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일상회복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마스크 쓰기 등 기본적인 방역지침은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방역·의료대응체계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며 “이제 희망의 문턱에 섰다. 정부는 국민과 함께 일상회복에서도 성공적 모델을 창출하여 K-방역을 완성해 내겠다”고 약속했다. 

또 문 대통령은 경제 상황과 관련해 그간의 성과를 언급하며 “경제위기 국면에서 정부는, 무엇보다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것을 첫 번째 사명으로 여겼다. 적극적 재정지출을 통해 피해 업종과 계층에 폭넓고 두텁게 지원하는 노력과 함께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과 고용안전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모레(27일)부터는 손실보상법에 따라 영업제한 조치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대해 보상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손실보상법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피해 업종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함께 어려움을 나누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국회가 예산 심의 과정에서 지혜를 모아주시면 정부도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직 해결하지 못한 정부의 미흡한 과제에 관해 “부동산 문제는 여전히 최고의 민생문제이면서 개혁과제다. 더욱 강한 블랙홀이 되고 있는 수도권 집중현상과 지역 불균형도 풀지 못한 숙제”라고 진단했다. 

또 지금까지 초고속 성장해 온 이면에 그늘도 많다“면서 ”세계에서 저출산이 가장 심각한 나라이며, 노인 빈곤율, 자살률, 산재 사망률은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불공정과 차별과 배제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면서 “미래 세대들이 희망을 갖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들”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마지막까지 미해결 과제들을 진전시키는데 전력을 다하고, 다음 정부로 노력이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국회도 함께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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