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 사이판·괌·하와이 등 해외 노선 재운항 시동
다음달, 싱가포르·태국 등 격리면제 입국 허가… 호캉스 성지 인기 예상

/ 픽사베이
사이판과 괌, 하와이 등 해외 휴양지로의 여행이 하나둘씩 열리고 있다. / 픽사베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민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을 추진하고 나섰고, 국내 항공사들도 해외 항공노선을 다시 속속 운항을 재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외 국가에서도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에게 격리 면제 입국을 허용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그간 억눌린 해외여행이 연말부터 가능해지고 점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국내 항공사들이 부정기 또는 정기 운항편을 통해 재취항을 시작했거나 계획 중인 해외 노선으로는 △괌 △뉴질랜드 △방콕 △사이판 △싱가포르 △프놈펜 △하와이(호놀룰루) 등이 있다.

지난 7월, 한국 정부와 최초로 트래블버블(격리면제 여행 권역)을 체결한 미국령 사이판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증명서 및 출발일 3일(72시간) 이내 PCR 및 항원 검사 음성확인서를 지참한 해외 여행자에 대해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사이판을 입국하는 한국인은 5일의 격리가 필요한데, 트래블버블 제도가 적용되는 여행객은 북마리아나 관광청의 트립 프로그램에 따라 사이판 도착 후 켄싱턴 리조트에서의 5일간 숙식비용과 현지 PCR 검사 2회 비용을 전액 지원받는다. 또한 사이판 여행 중 코로나19 확진 시 치료비용 역시 전액 지원 받을 수 있으며, 사이판 내에서 사용 가능한 250달러 이상 바우처 제공 등 여행비용 지원 혜택도 주어진다.

아시아나항공 측에 따르면 추석연휴인 지난 9월 18일에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사이판행 항공편의 탑승율은 85% 수준으로 준수했다. 해당 항공편 탑승객 150명 중 95% 이상은 패키지 상품을 구매한 여행 수요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사이판 여행 수요는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인천∼사이판 노선은 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티웨이항공이 주 1회씩 취항 중인데, 연말까지 항공 좌석이 매진된 상황이다. 마리아나관광청에 따르면, 10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한국인 약 8,000명 정도가 사이판 여행상품을 예약한 것으로 알려진다. 항공 노선뿐만 아니라 한국인 격리 시설인 사이판 켄싱턴 리조트 객실도 만실인 상황이다.

격리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해외에서 호캉스를 즐기기 위해 떠나는 수요가 적지 않은 모습이다.

사이판에 이어 괌 역시 여행객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괌은 사이판에 인접한 섬나라로,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PCR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되면 격리 없이 입국할 수 있다. 특히 가족단위 여행객이 괌 지역에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다. 부모가 백신접종을 완료하고 코로나19 음성이 확인됐을 경우, 만 12세 미만 아동 역시 격리가 면제된다. 또 괌 정부는 한국의 백신 전자 접종증명서인 ‘쿠브(COOV)’를 현지에서 인정해줘 비교적 출입국 절차가 자유롭고 편리하다.

이러한 입국자 격리 기준 완화에 따라 괌 여행상품 판매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최근 하나투어의 예약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일 기준 괌 여행상품 예약인원은 연말까지 1,200여명 수준이다.

여기에 대한항공은 오는 11월 3일부터 인천~호놀룰루 노선을 주 3회 운항할 계획이다. 하와이 노선 운항 재개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4월 3일 운항을 중단한지 19개월만이다. 하와이는 현재 외국인 입국자들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입국 3일(72시간) 이내 PCR 또는 항원 검사를 진행해 코로나19 음성이 확인된 여객에 대해 격리를 면제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더 많은 국가에서 해외 여행객의 입국을 허용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싱가포르와 타이(태국) 등이 있다.

태국 방콕이 2020년 상반기 한국인 인기 여행지 1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항공권과 호텔 예약률이 치솟고 있다. /트립닷컴
2020년 상반기 한국인 인기 여행지 1위에 이름을 올린 태국 방콕으로의 여행이 다시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트립닷컴

지난 21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다음달부터 한국을 포함한 46개국의 백신 접종 완료·음성 확인 여행객에 대해 격리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태국 방콕은 코로나19 이전 동남아시아 여행지 가운데 예약 1위를 기록하던 인기 여행지로 꼽힌다.

실제로 트립닷컴이 2020년 상반기(2019년 12월 말 기준), 항공권과 호텔 예약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항공권과 호텔 예약률 1위는 방콕이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콕이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는 이유는 미식, 관광, 휴양 등을 저렴한 물가로 한 곳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콕은 호캉스의 성지로 불린다. 방콕에 위치한 ‘더 세인트 레지스 방콕’은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럭셔리 호텔 라인 중에서도 최고급으로 손꼽히는데, 1박 투숙 비용이 20만원 수준으로 상당히 저렴하다. 세인트 레지스 호텔의 특화점은 객실마다 전담 버틀러가 배정돼 호텔에 머무는 동안 호텔 이용 등을 도와주며,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다.

힐튼 호텔 계열의 최상위 브랜드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방콕 역시 20만원대 수준에 투숙이 가능해 코로나 시국에 불특정 다수와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해외여행과 호캉스를 함께 즐기기에 제격이다.

싱가포르는 한국 정부와 트래블버블 협약(VTLs)을 맺고, 오는 11월 15일부터 격리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이 역시 미국 CDC 기준에 따라 접종 완료 및 입국 2일(48시간) 이내 음성확인서를 지참하는 경우에 해당되며, 싱가포르 공항에 도착한 후 PCR 검사에서 음정 판정을 받아야 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싱가포르에는 동남아 최초의 할리우드 영화 테마파크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위치하고 있으며, 마리나 베이 샌즈와 래플스 싱가포르 등 럭셔리 호텔이 즐비하다. 하나투어와 인터파크투어 등 여행 업계에서는 최근 싱가포르 국경 개방 가능성에 싱가포르 여행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방콕 및 싱가포르 노선을 운항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격리 면제 시점에 맞춰 운항편을 재조정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주 3회 운항 중인 방콕 노선을 오는 31일부터는 매일 운항하는 것으로 변경하고, 싱가포르 노선은 11월 19일까지는 주 3회 운항하며 이후 11월 20일부터 30일까지는 주 4회 증편 운항한다.

제주항공도 11월 5일부터 인천∼태국 치앙마이 노선에 코로나19 이후 국내 첫 골프 관광 목적의 전세기 운항을 시작하고, 인천∼방콕 등 태국 주요 노선도 올해 안으로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다. 에어서울은 12월 23일부터 인천∼괌 노선에 재취항해 주 2회 운항하며, 에어부산은 김해∼사이판 노선 운항을 연내 운항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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