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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바뀌는 라이나생명… 조지은 대표 ‘무거운 어깨’
주인 바뀌는 라이나생명… 조지은 대표 ‘무거운 어깨’
  • 이미정 기자
  • 승인 2021.10.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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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나생명의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조지은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라이나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라이나생명의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조지은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대주주 변경에 따른 조직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사업을 흔들림 없이 이끌어가야 하는 과제를 마주하게 됐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내년에도 회사를 이끌어 갈 것으로 알려진 만큼 그의 발걸음은 가볍지 않은 모양새다. 

◇ 처브그룹에 팔리는 라이나생명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라이나생명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조지은 대표는 올 연말 임기가 만료된다. 그는 내년에도 회사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나생명이 최근 그의 연임을 사실상 결정했기 때문이다. 

라이나생명은 최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통해 조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임추위 측은 추천 배경에 대해 “지난해 12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코로나19 상황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안정적인 조직 운영과 경영성과를 이뤄냈기에 지속적인 회사의 성장을 위해 재선임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현재 보험업권 유일한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보험업계 두터운 유리천장을 깬 조 대표는 1975년생으로 최연소 CEO라는 타이틀까지 갖고 있다. 그는 지난 2011년 라이나생명에 합류한 후, 계약관리, 보상, 언더라이팅 등 오퍼레이션(Operation) 부문과 헬스케어비즈니스팀 등 보험업 주요 요직에서 업무를 수행했으며, 최고운용책임자(COO)와 부사장직을 거친 뒤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대표이사 취임 후엔 견조한 경영성과를 내왔다. 라이나생명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651억원을 시현했다. 이익 자체는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한 규모지만 보험손익과 투자손익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상반기 실적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임추위는 안정적인 조직 운영과 경영성과를 높이 사 조 대표의 연임을 결정했다. 조 대표의 재선임은 향후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 대주주 변경 따른 조직 혼란 최소화 과제 

그런데 이처럼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지만 조 대표의 어깨는 마냥 가볍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회사의 매각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시그나그룹은 지난 8일 한국(라이나생명), 대만, 뉴질랜드, 태국, 인도네시아, 홍콩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업부와 터키합작 회사를 처브그룹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거래 가격은 총 57억7,000만달러(약 6조8,64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중 라이나생명의 몸값만 6조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양사는 내년에 매각 협상이 완료될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나생명 매각설은 그간 업계에서 심심찮게 불거져왔던 사안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수면 위에 오르는 양상을 보였지만 라이나생명 경영진이 나서 이 같은 매각설을 부인해왔다. 조지은 대표도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협회 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금융위원장 보험업권 CEO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다른 보험사에 매각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계획 전혀 없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각설은 결국 현실화됐다. 깜짝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직원들은 크게 술렁였다. 조지은 대표는 지난 8일 타운홀 미팅을 통해 임직원에게 회사의 매각에 대해 설명했지만 직원들이 반발하는 등 혼란이 한동안 지속됐다. 지난 15일 라이나생명 직원협의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노조 설립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후 시그나그룹이 임직원에게 매각위로금(기본급 800%+α) 지급하기로 하면서 갈등은 어느 정도 봉합된 분위기다. 하지만 대주주 변경 후 조직 변화 과정에서 내부 불만이 터져 나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 

이에 조 대표는 뒤숭숭한 조직 분위기를 안정시켜야 하는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향후 M&A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조율자로서의 역할도 수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라이나생명이 처브라이프생명과 합병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처브그룹은 국내에서 처브라이프생명과 에이스손해보험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업계에선 대주주 변경 작업이 마무리되면 라이나생명과 처브라이프생명의 사업 및 인력 교류 작업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 대표의 역할도 중요하게 부각될 전망이다. 과연 새로운 대주주 체제 아래에서 조 대표가 경영 자질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