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토론회에서 질문 공세를 퍼부은 것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주도권 토론 과정에서 날을 세웠다. 원 전 지사의 질문 공세에 홍 의원이 답변 거부로 일관하면서다. 토론회장에서 깊어진 감정의 골은 장외에서도 이어졌다.

홍 의원은 지난 27일 저녁 페이스북에 “질문 자체가 지난번 수소 질문과 같이 야비해서 오늘은 답변치 않았다”며 “너는 모르지 하듯이 묻는 그 태도는 참으로 역겨웠다. 마지막 토론에서도 그런 야비한 방법으로 질문해서 상대방을 골탕 먹이는 짓을 계속한다면 계속 무시하고 답변치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에 열린 국민의힘 강원지역 합동 토론회에서 원 전 지사는 홍 의원에게 ‘탄소세’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원 전 지사는 “이재명 후보가 탄소세를 추진하겠다고 한다. 토론이나 정책에서 바로 맞붙게 될 텐데 이 후보의 탄소세 정책에 대해 어떻게 대응 논리를 펼치시겠나”라고 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이 후보의 정책 토론은 이 후보와 붙을 때 가서 하겠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원 전 지사가 “이재명이 아니라 원희룡이 묻는다”고 재차 말하자 “이재명 정책이라지 않았나. 원 후보가 어떤 정책인지 설명하라”고 맞불을 놨다.

원 전 지사의 계속되는 질문과 홍 의원의 답변 거부에 두 사람의 신경전은 고조됐다. 원 전 지사는 “주도권 질문인데, 제가 질문을 했는데 왜 답을 안 하나”라고 비판했고, 이에 홍 의원은 “이게 무슨 장학퀴즈인가”라며 “질문이 야비하게 느껴지니까 대답을 안 하는 거다”라고 반박했다. 원 전 지사가 “대통령에게 탄소세 정책을 묻는 게 무슨 야비한 건가”라며 “혹시 입장이 없으신 건가”라고 되묻는 상황에서도 홍 의원의 답변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두 후보 사이에선 고성이 오갔다. 원 전 지사가 “(대통령으로서) 국제회의 나가면 (탄소세에 대해) 바로 물어볼 것”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 홍 의원은 “국제회의 가서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당장 원 전 지사는 “본선에 가서 토론을 그렇게 할 건가”라고 쏘아붙였고 이에 홍 의원은 “본선에 가서 토론 훨씬 잘한다. 당내 토론이니까 제대로 안 하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홍 의원은 “머리도 좋으신 분이 왜 그렇게 토론을 하냐”고 원 전 지사를 비판했고 원 전 지사는 “토론 답은 안 하고 그렇게 인신공격 내지는 비아냥으로 (일관한다)”며 “후보님 사과하시라”고 말했다. 

당장 원희룡 캠프 백경훈 대변인은 토론 후 논평에서 “대통령 되겠다는 분이 이런 주요 현안들에 대해 잘 모르시는 것도 충격적인데, 답변은 더 충격적이다”라며 “홍 후보님의 이런 불성실하고 장난스러운 태도는, 나라를 걱정하며 정권교체를 간절히 바라는 국민과 당원의 진심 어린 마음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대선토론장에서 자기 사건 변명이나 늘어 놓는다거나 상대방 골탕 먹이는 야비한 질문은 앞으로 상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 경영의 그랜드 디자인을 논하는 자리가 되어야 할 대선 토론장이 참 저질로 변해간다”고 맞받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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