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 / 양재=제갈민 기자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의 전면부 디자인은 기본 모델보다 역동적이며, 건담을 닮은 느낌이다. / 양재·이천=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양재·이천=제갈민 기자  토요타 캠리는 글로벌 베스트셀링카로 손꼽힌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은 대륙의 특성상 픽업트럭과 SUV 모델의 인기가 높은 시장임에도 캠리는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29만4,348대가 판매돼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캠리보다 많이 판매된 모델은 1∼3위를 차지한 미국산 픽업트럭 3종과 토요타 라브4(4위), 혼다 CR-V(5위)다. 사실상 세단 모델로는 판매 1위다.

토요타 캠리는 한때 국내 시장에서도 인기모델로 이름을 날린 바 있다. 지난 2018년 캠리는 한국에서 9,465대가 판매돼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3시리즈에 이어 판매량 4위를 기록했다. 이후 2019년 한일 갈등이 불거지면서 일본차 판매가 급감했고, 현재 캠리는 국내에서 월 100∼200대 수준의 판매를 이어오고 있다.

캠리가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로는 토요타렉서스의 ‘스트롱 하이브리드’ 엔진 시스템의 높은 효율성과 탄탄한 기본기 등이 있다. 최근 국내에 새롭게 출시된 8세대 캠리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F/L) 모델은 효율과 주행성능 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두 개의 얼굴로 출시돼 보다 넓은 소비자 공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 토요타코리아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 모델은 캠리 나스카 머신과 전면부 디자인이 흡사하다. / 토요타코리아

◇ ‘건담’ 닮은 앞모습, 나스카 머신과 판박이… 스포츠성 강조

토요타코리아는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더케이호텔서울에서 미디어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시승 차량으로는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 모델을 선택했다.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이하 캠리 XSE)는 기존 XLE 모델 대비 역동적인 전면부가 특징이다. 일본 자동차의 디자인은 과거에는 단조롭고 무난한 모습이었으나 최근 다양한 시도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특히 이번 캠리 XSE의 전면부는 일본 로봇 애니메이션 ‘건담’을 닮은 느낌이다. 기존 캠리의 정돈되고 깔끔한 느낌과는 다르게 와일드하고 날렵하고 더 젊어 보이면서도 개성이 부각된 모습이다. 레이싱카 같은 느낌도 든다.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 / 양재=제갈민 기자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 측면 및 외부 돌기 디자인 부분. / 양재·이천=제갈민 기자

실제로 캠리 XSE의 전면 디자인은 캠리 나스카 머신의 디자인과 아주 흡사하다. 크기를 축소한 정도로 느껴질 정도다. 나스카란 전미 스톡카 경주 협회로, 미국 등 미주 지역에서 열리는 레이싱 대회의 일종이다. 모터레이싱에서는 차량의 랩타입을 100분의 1초라도 줄이기 위해 엔진 성능을 높이거나 타이어를 바꾸기도 하지만, 외형 디자인 설계도 한몫한다. 디자인에 따라 공기저항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캠리 XSE는 나스카 머신의 디자인을 많은 부분 채택해 역동성을 겉으로 드러냄과 동시에 효율도 함께 갖춘 것처럼 보인다.

캠리 자체 곳곳에서도 스포츠성과 공기흐름을 보다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디자인한 요소가 존재한다.

후면부에는 공기흐름을 보다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트렁크 상단에 립 타입의 리어스포일러와 범퍼 하단의 디퓨저 부분을 스포츠 키트로 장착했으며, 테일램프 측면부에 두 줄의 돌기를 디자인했다. 이러한 돌기는 사이드미러 상단과 A필러와 전면 도어 윈도우 사이 가니쉬 부분에도 존재하는데, 작은 돌기 하나로 공기 흐름을 보다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디자이너들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 / 양재=제갈민 기자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 센터페시아 및 운전석 인테리어 부분. / 양재·이천=제갈민 기자

◇ 더 커진 디스플레이, 직관적인 실내 인테리어… 다 좋은데 통풍시트가 없다

실내에서는 토요타 특유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와 스티어링휠을 적용한 점이 부각되며, 센터페시아 부분에 독특한 곡선 디자인을 적용해 운전자 중심의 설계를 한 것처럼 느껴진다.

페이스리프트 전 모델과 비교하면 큰 변화는 없지만,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스크린)의 사이즈가 조금 커져 시인성과 조작 편의성이 좋아졌고, JBL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한 점이 개선된 부분이다. 캠리 XSE 모델이 스포츠성에 특화된 모델인 만큼 스티어링휠 뒤에 패들시프트가 탑재된 것도 차별화 부분이다.

센터페시아 스크린을 통해서는 내비게이션 기능이나 스마트폰 연결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캠리 XSE에는 아틀란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기본으로 지원돼 안드로이드오토 및 애플카플레이를 통해 미러링을 하지 않아도 내비게이션 사용이 편리하다. 물론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도 지원한다. 또, 스크린 크기가 9인치로 늘어난 만큼 화면을 최대 4개로 분할해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 / 양재=제갈민 기자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 실내 주요 부분. 컵홀더 및 수납 공간이 넉넉하다. / 양재·이천=제갈민 기자

세단 모델의 단점인 수납공간을 늘리기 위해 노력한 모습도 보인다. 1열 좌석 사이 콘솔박스의 공간은 수납 효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로 디자인됐고, 컵홀더는 기어노브 우측에 세로형으로 2구를 배치했다. 여기에 기어노브 전면부에 스마트폰을 얹어둘 수 있는 공간을 설계했는데, 이 부분을 앞쪽으로 밀면 아래에 추가적인 수납공간이 존재한다.

실내 디자인은 처음 접하는 소비자도 조작 버튼에 대해 빠르게 이해하고 금방 능숙하게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이다.

스티어링휠 우측에는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및 차로유지 및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 차간 거리 조절 등 운전자 주행보조 기능을 작동하는 버튼이 모여 있다. 스티어린휠 좌측에는 계기판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과 스마트폰 블루투스 전화통화 버튼이 있다.

센터페시아에도 디스플레이 조작부는 스크린 좌우에 모두 위치하고 있으며, 공조장치 조작은 물리 버튼과 다이얼로 설계해 조작의 편의성을 높였다. 시트 열선 조작 버튼은 콘솔박스 앞쪽에 위치한다.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 / 양재=제갈민 기자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 실내 공간은 여유롭다. / 양재·이천=제갈민 기자

가성비를 내세우는 캠리 모델인 만큼 선루프는 파노라마가 아닌 1열 부분에만 설치됐으며, 선루프 가림막도 수동으로 조작해야 한다. 또 차량을 내려 문을 잠그더라도 사이드미러는 자동으로 접히지 않는다. 사이드미러는 하차 전에 운전석 도어부분에 설치된 사이드미러를 접는 버튼을 눌러야 접히는데, 원가 절감 부분이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1열 시트에는 편의사양으로 전동조절 및 열선 기능을 탑재했으나, 시트 통풍 기능이 빠진 점도 아쉽다. 투박하고 실용성만을 강조하던 미국차 브랜드도 최근 들어서는 3,000만원대 차량에도 시트 통풍·열선 기능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편의장비를 탑재하고 있어 대비되는 점이다.

2열 공간은 다리를 꼬고 앉기에도 무리가 없는 정도며 헤드룸 높이도 낮지 않아 편안하게 느껴진다. 세단의 적재함 공간이 협소한 점은 2열 시트 폴딩 기능을 탑재해 해소했다. 2열 시트 폴딩은 트렁크 내부 상단에 설치된 레버를 당기면 6:4 접을 수 있다.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 / 양재=제갈민 기자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 전측면부. / 양재·이천=제갈민 기자

◇ 정숙성·부드러운 가속력 일품… 연비 20㎞/ℓ 상회 “이게 하이브리드다”

시승은 양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이천 에덴파라다이스호텔까지 왕복 약 100㎞를 주행했다.

토요타와 렉서스의 차량은 매번 느끼는 점이지만 시동을 걸었을 때 배터리가 충분할 경우 EV모드(전기주행 모드)로 구동이 되는데, 눈을 감고 있으면 시동이 걸렸는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정숙성이 최고 수준이다.

캠리 XSE 역시 엔진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모터와 배터리만으로 시동을 건다. 가속페달을 밟고 출발을 할 때도 엔진의 개입이 필요 없는 수준의 가속력과 속도라면 모터와 배터리만으로 차량을 구동하고, 엔진 개입을 최소화한다. 덕분에 도심에서 저속 주행을 할 때는 엔진의 소음이나 떨림을 느끼지 않을 수 있으며, 보다 조용한 주행이 가능하다.

고속 주행에서는 가속이 부드럽다. 가속페달을 밟아 일정 수준 이상의 가속력과 속도에 도달하게 되면 엔진과 모터가 함께 구동되면서 출력을 뿜어내는데, 다른 차량들과 다른 점은 기어의 변속 충격과 타이밍이 느껴지지 않는 점이다. 이는 무단변속기(CVT)의 최대의 장점 중 하나다.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 / 양재=제갈민 기자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 후측면부. / 양재·이천=제갈민 기자

다만, CVT 특성 상 고속 주행에서 급가속을 하기 위해 가속패달을 더 깊게 밟으면, 가속이 더디지는 않지만 순간적으로 뿜어내는 폭발적 가속력은 부족하다. 가속이 약간 더디게 느껴질 때는 스포츠 모드와 패들시프트를 적극 활용하면 답답한 가속력을 보완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와 패들시프트는 운전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주행 모드는 에코·노말·스포츠 3가지와 저속 주행에서 전기만으로 구동하는 EV까지 총 4가지로 설정할 수 있다. 주행 모드 간 극적인 차이가 느껴지지는 않지만 에코모드와 스포츠 모드의 출력 차이와 연비 차이는 느낄 수 있는 정도다.

서울 도심에서는 에코 및 노말모드와 EV모드를 적극 활용하면 연비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서울에서 이천으로 향하는 약 48㎞ 구간에서는 21.9㎞/ℓ의 연비를 나타냈으나, 돌아오는 53.3㎞ 구간에서는 서울톨게이트를 나온 뒤부터 정체가 지속돼 차량 흐름에 맞춰 연비 주행을 하면서 EV모드를 적극 활용하니 26.4㎞/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4,000만원이 넘는 차량을 두고 가성비를 논하기가 애매하긴 하지만, 중형 세단에서 이정도 효율을 낼 수 있는 차량은 흔하지 않다. 차량은 처음 출고 가격보다 유지보수에 비용이 지출되는 만큼 높은 연비를 보이는 캠리는 유지비가 적게 드는 차량인 것은 분명하다.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 / 양재=제갈민 기자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 계기판 및 시승 간 연비. / 양재·이천=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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