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지지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후 윤 후보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호남 민심’ 달래기에 부심이다. 최근 ‘전두환 발언’ 등으로 호남 민심은 물론 그의 지지율이 급속도로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윤 전 총장은 호남 거물급 인사들을 영입하는 것은 물론 직접 광주를 찾아 사과의 뜻을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전 총장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영입을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제가 대통령이 되면 내 편 네 편 가르지 않고 국민을 통합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국민통합을 상징하는 저명한 분들을 모시려 부단히 노력했다”고 밝혔다.

박 전 부의장과 김 전 원내대표는 약 한 달 전에 윤 전 총장을 지지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으로 정권 교체가 꼭 필요해졌다는 이유다. 박 전 부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 일선에서 떠나 있었지만 나라가 혼란해지고, 국민이 신음하고 절망하는 상황에서 이대로 방관하기엔 책임이 무겁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장 이들의 합류는 ‘호남 비하’ 논란 중심에 선 윤 전 총장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한 자릿수 지지율을 받으며 싸늘한 호남 민심을 제대로 직면한 상황에서 이들이 악화된 민심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그간 꾸준히 ′외연 확장′에 방점을 찍어온 전략적 측면에서도 상당한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실제로 이들은 이날 윤 전 총장의 행보를 감싸면서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박 전 부의장은 윤 전 총장의 실언에 대해 “예시와 비유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진지하게 사과했고, 또 과도한 정치 공세를 펴고 있는 여당에 대해선 국민이나 광주 민심도 윤 전 총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호남 정치인 영입으로 달래기 시도

윤 전 총장의 호남 달래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다음 주 직접 광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앞선 발언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와 더불어 호남의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전날 윤석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계란 세례 등도) 다 감수해야 한다”고 말하며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행보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논평을 통해 박 전 부의장과 김 전 원내대표를 향해 “철새 정치인”이라고 맹비난 했다. 이른바 ‘광주 정신’과 엇나갔다는 지적이다.

윤 전 총장의 광주 방문을 두고도 ‘정치쇼’라는 비판이 나온다. 오히려 당내 경선을 앞둔 상황에서 지지자 결집을 도모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달걀 맞고 봉변당하기 위해 오는 사람에게 달걀을 던지거나 봉변 주는 그런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며 “무대응, 무관심, 무표정 소위 3무(無)로 대응을 하자 이렇게 부탁을 드리려고 생각 중”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결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방문 시점을 고민하는 것이 되레 사과의 진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진정한 사과를 하려고 한다면 앞뒤를 재지 말고 바로 갔어야 하는 것”이라며 “일종의 ‘정치적 알리바이’를 만드는 것이라 보기 때문에 본인의 의도대로 정치적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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