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월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31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로마를 떠나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35분 로마 레오나르도다빈치 국제공항을 출발, 오후 10시30분께 영국 글래스고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로마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면담을 비롯해 G20 정상회의, 주요국 양자회담, 공급망 관련 정상회의 등 일정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10월 29일 바티칸 교황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을 갖고 “교황님께서 기회가 되어 북한을 방문해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방북을 요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에 “(북한이) 초청장을 보내주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평화를 위해 나는 기꺼이 가겠다”며 “여러분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형제이지 않느냐, 기꺼이 가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에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교황의 방북 의사를 재차 환기하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유도했다. 문 대통령은 G20 공식환영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2~3분 짧은 회동을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도 전날 교황과 면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도) 어제 교황님을 뵌 것으로 들었다”며 “나도 어제 뵈었는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축원해 주시고, 초청을 받으시면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한반도 문제 해결에) 진전을 이루고 계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계기로 성사된 주요국과의 양자회담에서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위해 EU측의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프랑스와 양자회담에서는 북한 정세 등 한반도 문제에 관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관심 표명에 현재 정세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북미 대화 조기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미가 (대북) 대화 재개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언제든 필요한 역할과 기여를 기꺼이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세계경제 회복 과정에서 한국이 글로벌 선도국가로서 개발도상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우선 전세계 70% 백신 접종 목표를 위한 공평한 백신 접근권을 강조하며 한국이 글로벌 백신 허브 전진 기지로서 생산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기여하겠다고 했다. 

기후변화 대응 과정에 있어서도 선진국 기준의 탄소중립 정책에 보폭을 맞추면서도 개도국의 처지를 배려해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마지막 세션인 지속가능발전 세션에서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 G20이 더 많이 헌신하고 개도국의 처지를 고려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1~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한국과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 100여개 국 정상과 함께 COP26에 참석해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 논의한다. 

문 대통령은 문 대통령은 COP26 기간 정상회의 기조연설, 의장국 프로그램 ‘행동과 연대’ 라운드테이블 연설 등을 통해 한국의 상향된 2030 NDC(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발표하고, 한국 정부의 선진적인 탄소중립 정책을 소개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달 27일 국무회의에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2030 NDC를 심의·확정한 바 있다. 2050 탄소중립 중간목표로 2030 NDC를 상향해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40% 감축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번 COP26을 계기로 글로벌 메탄 서약 가입도 선언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글로벌 메탄 서약은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최소 3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