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후보자 10차 토론회에서 원희룡(왼쪽부터),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후보자 10차 토론회에서 원희룡(왼쪽부터),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국민의힘 경선 투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2일 책임당원 투표율이 오후 5시 기준으로 54.49%(56만9,059명 중 31만63명)를 기록했다. 지난달 8일 4강 진출자를 가린 2차 예비경선(컷오프) 당시 투표율이 49.4%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최종경선 투표율은 6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당원 투표율은 어느 후보에게 유리할까. 

◇ 각 캠프, 아전인수식 해석

국민의힘은 지난 1일부터 책임당원 모바일 투표를 진행했다. 3일부터 이틀간은 모바일 투표 불참 당원을 대상으로 ARS 투표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2일 오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모바일 투표를 안 하신 분들의 20~25% 사이가 ARS 투표를 하게 된다”면서 “(최종 투표율은) 전체적으로 60% 이상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밝혔다. 

투표율이 높아지면서 경선 주자들 사이에서는 높은 투표율은 자신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이 앞 다퉈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페이스북에 “첫날 투표율에서 정권교체의 희망을 봤다”며 “후보가 되면 윤석열 개인이나 캠프가 집권하는 게 아니다. 국민의힘과 나아가 야권 전체가 집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투표율이 60%만 넘으면 당원(투표)에서도 홍준표가 압승하는 구도”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젊은층, 수도권 지역 신규 당원 표심이 더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다. 

유승민 전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신규 당원들이 30만명 가까이 들어와 굉장히 큰 변수가 될 것이다. 수도권이나 젊은층이 많이 들어왔다”며 “저는 늘 개혁보수와 젊은 층이 중요하다고 주장해 왔고 거기에 정책을 맞춰와서 제가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투표율이 높은 것은 그만큼 당원들의 정권교체 열망이 높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4개월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대결에서 누가 거꾸로 공격당하지 않고 싸움을 승리로 이끌지 (당원들이) 전략적인 선택을 하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 2030세대 투표율이 관건

현재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경선은 ‘당심은 윤석열, 민심은 홍준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캠프는 막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당원 표심을 잡았다고 자신하고 있고, 홍준표 캠프는 이준석 대표 체제 이후 신규 유입된 당원 중 2030세대 비율이 높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높은 투표율이 윤 전 총장에게 유리하다고 보는 측은 당원 지지층이 결집해서 투표율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홍 의원의 상승세에 위협을 느낀 윤 전 총장의 지지층이 투표에 적극 참여했다는 것이다. 또한 윤석열 캠프는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대거 합류해 있는데, 이들은 중장년층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중장년층은 윤 전 총장을 더 선호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높은 투표율’은 조직 동원으로 어렵다는 게 홍준표 캠프 측 입장이다. 홍 의원은 “조직으로 감당할 수 있는 투표율은 최고 25%에 불과하다. 자유투표로 65%만 되면 제가 압승한다”고 반박했다. 또 이준석 체제 이후 국민의힘 당원 중 2030세대는 12%에서 27%로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2030세대의 이 대표 선호는 홍 의원 지지로 이어졌으며, 이런 현상이 높은 투표율에 기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국민의힘 경선은 책임당원 투표와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합산해 결과를 낸다. 당원 투표에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득표율이 비슷하다면, 여론조사 결과에서 최종 후보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당원 투표에서는 ‘세대간 세 대결’이 승패를 가르고, 여론조사에서는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접전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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