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의 ′홍어준표′ 발언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서 교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공개 지지했다는 점에서 당장 화살은 윤 전 총장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공개 지지한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홍어준표’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일제히 윤 전 총장을 겨냥해 비판을 쏟아냈다. ‘호남 비하’ 논란이 채 가시기 전에 이같은 논란에 휘말린 것을 공세의 빌미로 삼는 모습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후보 본인의 망언과 캠프의 계속되는 호남 비하 행위, 이쯤 되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인 지역혐오 아닌가”라며 “윤 후보는 무슨 낯으로 호남에 가려고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허수아비를 내세워 수렴청정하려는 자들, 줄 잘 서서 한자리하려는 파리 떼들이 득실거린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이날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을 만나 “최근에 당내 후보 주변 또는 많은 분들이 역사에 대한 이야기나 경선 과정에서 자신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과정에서 역사 인식의 한계를 드러내거나 실제로 광주시민들께 하는 약속과는 달리 불미스러운 발언이나 자세들이 나오는 걸 보면서 너무나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 교수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며 ‘윤석열을 위해 홍어준표 씹다’는 문구의 썸네일(미리보기) 이미지를 사용하며 논란이 됐다. ‘홍어’가 온라인상에서 호남 지역을 비하하는 의도로 사용되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당장 홍 의원은 전날(2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저런 사람이 대학교수랍시고 여태 행세했다니 참으로 낯 뜨거운 대한민국”이라며 “사람의 됨됨이가 늦지 않게 나타난 것은 우리들로서도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그냥 기생충이나 연구하라. 정치판은 더 이상 넘보지 마시고”라고 덧붙였다.

서 교수의 발언에 곧장 화살은 윤 전 총장으로 향했다. 홍준표 캠프 여명 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윤 후보 측은 계속해서 ‘대통령 후보만 되면 장땡’이라는 식의 지지층 결집에만 혈안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캠프 소속이 아니라는 변명은 구차하다”며 “서 교수는 윤 후보 캠프의 자타공인 스피커 중 한 명”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서 교수는 곧장 사과에 나섰다. 그는 ”비굴한 변명을 하자면 저는 기생충TV 영상의 썸네일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그렇다고 해도 이 일의 책임은 오로지 제게 있다. 사죄의 뜻으로 블로그와 페북, 그리고 유튜브를 당분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속한 썸네일에 상처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이날도 “어제 사태 수습에만 신경 쓰느라 피해자이신 홍 후보님께 사과를 못 드렸다”며 “늦게나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은 일정 잘 소화하고 정권교체 꼭 이뤄주시길 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같은 발언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의 의견이 들어간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이재명 비리 국민 검증특위 임명장 수여식 후 기자들을 만나 “서 교수가 윤 후보를 지지 선언했다고 윤 후보의 의중을 받아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며 “후보 측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에 후보와 엮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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