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내에선 경선 이후 ′원팀′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을 하루 앞둔 국민의힘이 경선 후 ‘원팀’ 걱정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당내에선 후보 간 진흙탕 싸움이 벌어진 데다가, 단일화라는 외풍도 불면서 ‘화학적 결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서둘러 당 분위기 잡기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일이면 후보가 결정된다. 어느 경선보다 치열했고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받았던 경선 기간”이라며 “선거 후가 더 중요하다. 화학적 결합은커녕 결속력을 저하하는 민주당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기대와는 달리 당 안팎에선 국민의힘의 ‘화학적 결합’에 대해 마냥 장밋빛 전망만을 그리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과 홍준표 의원 간 ‘진흙탕 싸움’이 이어졌다는 게 우려의 불씨가 되고 있다. 

홍 의원 측은 앞서 윤 전 총장 측이 ‘불법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윤 전 총장 캠프에서 당을 사칭해 지지를 호소했다는 녹취 파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 측이 공천권을 앞세워 협박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에 윤석열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인 권성동 의원은 홍준표 캠프 여명 대변인을 고발하며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물론 국민의힘은 이같은 걱정은 ‘기우’라고 일축한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화학적 결합에 대해 별로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날 당 내부에선 이같은 분위기와 사뭇 다른 반응도 나왔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원팀을) 마지못해 시늉만 하느냐, 진정으로 모든 것을 던지느냐 온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그게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 당내 불씨에 외풍도 솔솔

문제는 내부 불씨와 맞물려 외풍도 몰아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경선 이후 ‘단일화 국면’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은 당내 원팀을 저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요소로 거론된다. 

전날(3일) 내부 권력 다툼을 위해 단일화에 개입하려는 것을 ‘해당 행위’라고 직격한 이 대표는 이날 역시 이러한 우려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어제 언론 인터뷰에서 ‘거간꾼’을 경계한다고 했다”며 “(단일화는) 후보와 지도부가 담당하는 영역이고 여러 명의 거간꾼이 있다고 해서 교섭이 잘 진행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정치적인 이익이나 아니면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오히려 당을 위한다고 참칭 하면서 거간꾼 노릇을 하는 사람들을 경계하고 있다”며 “선거 때마다 항상 일정한 역할을 해왔고 이번에도 저는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후보가 선출되는지와 관계없이 거간꾼분들이 가장 문제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러한 가운데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당내 갈등에 부채질 하고 나섰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전날 이 대표와 설전을 벌이며 “난장판이 된 본인 당 경선이나 수습하라”고 직설을 날린 바 있다. 윤건영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돌아오지 못할 강을 이미 건너버렸다”며 “기계적 결합은 어떻게든 이뤄낼 수 있는데 화학적 결합까지는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본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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