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친환경 식품 유통기업 기업인 초록마을과 올가홀푸드가 최근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초록마을과 올가홀푸드 매장/각 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친환경 유기농 유통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새벽배송업체나 이커머스 기업들이 친환경·유기농 제품을 공격적으로 취급하면서 관련 시장 규모는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 같은 시장 흐름 속에서 국내 친환경 식품 유통기업 1세대격으로 분류되는 기업 두 곳의 최근 실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바로 대상 ‘초록마을’과 풀무원 ‘올가홀푸드’다. 업계 선두자 격인 초록마을은 안정적인 실적을 올려오다 2018년부터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올가홀푸드는 십수년째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지난해 깜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 유기농 유통시장 커졌는데… 시장 1세대 브랜드 업체 실적 희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친환경·유기농 식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조9,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전년(1조8,354억원) 대비 3.5% 증가한 규모다. 2018년(1조2,868억원) 대비로는 무려 48%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시장 규모는 2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건강한 먹거리와 웰빙 문화 바람을 타고 관련 시장의 규모는 날로 확장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국내 1세대 유기농 브랜드 업체로 꼽히는 초록마을은 최근 몇 년간 실적이 신통치 못한 실정이다. 초록마을은 2018년부터 영업적자를 내오고 있다. 2018년 43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을 시작으로 △2019년 -49억원 △2020년 -33억원으로 순으로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적자 기조를 보였다. 

대상그룹 계열사인 초록마을은 1999년 설립된 친환경 유기농 식품 유통판매회사다. 국내 친환경 유기농식품 시장을 개척하고 소비의 대중화를 이끈 선발 기업으로 꼽히는 업체다. 초록마을은 현재 전국 400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에 1,500여 가지 이상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초록마을은 2016년 2,304억원을 매출을 달성하며 정점을 찍은 후, 최근 몇 년간 성장세가 둔화돼 왔다. 초록마을의 매출은 2017년 2,260억원 2018년 1,904억원, 2020년 1,927억원을 순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2018년부터 영업적자가 발생하면서 수익성마저 악화된 양상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는 이어졌다. 대상홀딩스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초록마을의 2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런 가운데 시장 내 라이벌로 분류됐던 풀무원의 관계사인 올가홀푸드는 작년에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올가홀푸드는 지난해 영업이익 13억원을 시현하며 전년 동기(-22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올가홀푸드는 1997년 별도법인으로 설립된 친환경유통판매업체다. 올가홀푸드는 초록마을과 비교하면 매출 규모는 훨씬 작다. 지난해 올가홀푸드 매출액은 771억원으로 집계된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두 회사를 두 회사를 유기농 시장 내 맞수 격으로 분류해왔다. 비슷한 시기에 유기농 식품유통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을 벌여왔다는 점과 국내 대표적인 식품기업 산하 계열사라는 점 등이 주목받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오너일가 지분이 높은 회사라는 공통점도 두 회사를 라이벌로 분류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초록마을의 최대주주는 지분 49.10%를 보유한 대상홀딩스다. 다만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30.17%), 임상민 대상 전무(20.31%)가 각각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오너일가 지분율은 50%를 넘어선다. 

올가홀푸드의 최대주주는 풀무원의 오너인 남승우 고문의 아들인 남성윤(94.95%) 씨다. 올가홀푸드는 초록마을 등 경쟁사에 밀리면서 십수 년 간 적자실적을 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해왔던 곳이다. 다만 작년에는 오랜 부진을 털고 흑자 실적을 일궈내 주목을 끌었다.

업계에선 두 회사의 작년 실적의 희비가 갈린 배경으론 최근 시장 변화 흐름과 사업구조 변화, 대응 전략 차이에서 원인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유기농 식품 판매 시장은 온라인 유통 시장으로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쿠팡, 마켓컬리, 쓱닷컴, 오아시스마켓 등 온라인 업체들이 새벽배송 시장을 중심으로 친환경 신선제품의 취급을 공격적으로 확대한데 따른 결과다. 특히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소비 확산으로 온라인 기반 업체들은 호황기를 누렸다. 여기에 대형마트 등도 온라인 시장을 통한 친환경 제품 취급군을 대폭 확대하면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런 시장 변화 흐름 속에서 올가홀푸드는 매장확장 전략 대신, 점포 효율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수익성 낮은 점포를 대거 정리하고 한편, 기존 점포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이에 한때 100개여 달했던 직영 점포는 40여개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올가홀푸드는 올해 풀무원의 통합 온라인몰에 입점하면서 채널 접근성을 더욱 강화한 모습이다. 이 같은 매장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과 온라인 사업 강화 전략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 초록마을, 차별화된 O2O 서비스로 돌파구 찾을까   

초록마을은 오프라인 사업 비중이 높은 업체다. 전국 점포수는 올 상반기 기준 404곳(직영점 84개, 가맹점 312개)에 달한다. 작년 말(396개) 대비 매장수는 소폭 늘어난 모습이다. 이 같은 오프라인 중심 구조는 최근의 온라인 중심 유통환경 변화와 코로나19 이슈에 맞물려 한계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초록마을은 지난해부터 온라인 채널 및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며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초록마을 매장. /초록마을

물론 초록마을도 지난해부터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상 관계자는 “유기농 식품 유통 시장 환경과 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초록마을 만이 갖고 있는 강점을 살려 시장 변화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초록마을은 전국에 많은 매장을 갖고 있는 강점을 살려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상 관계자는 “초록마을은 전국에 총 4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90% 이상의 매장에서 근거리 비대면 주문·배송서비스 ‘매장배송’을 진행하고 있다”며 “또 간편결제시스템 ‘초록페이’와 연계한 모바일 앱과 웹 기반 자사몰(DTC)을 통해 고객이 주문하면 배송지에서 가장 가까운 초록마을 매장에서 근거리 배송을 한다. 매장 픽업서비스를 통해 주문하고 퇴근하면서 찾아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온라인몰의 컨텐츠, O2O배송, 운영조직을 강화하면서 온라인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57% 성장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초록마을은 올해 식품유통 프랜차이즈 사업 기반의 온·오프 상생 플랫폼 고도화하고 O2O 권역 지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올해 지역 상생 프로젝트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신선상품 강화 및 확대, 건강상품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겠다고 밝혔다. 

초록마을 온라인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과연 유기농 식품 시장에서 다시 돋보적인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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