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산업용, 제조방식·불순물·농도 등 차이점 보여
산업용 요소수, 차량에 반복 사용 시 문제 발생 우려
수입차업계, 사태 장기화 우려에 요소수 별도 구비

/ 뉴시스
차량용 요소수 대란이 발생하자 정부가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나섰으나,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를 강타한 요소수 품귀현상에 정부가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사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농업용이나 공업용 요소 제품을 차량에 사용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해 보다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디젤(경유) 차량에는 배출가스에 포함된 질소산화물(NOx)을 질소와 물로 전환해 유해물질 배출을 저감하는 ‘선택적환원촉매장치(SCR)’가 설치돼 있다. SCR은 요소수를 이용하는데, 요소수는 크게 차량용과 선박용, 산업용, 농업용 등으로 분류되는데, 용도에 따라 함유성분 및 순도, 제조방식, 성질 등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차량용 요소수는 일반적인 물에 함유된 있는 이온 및 고체입자, 미생물, 유기물 및 용해된 기체류 등 모든 불순물을 제거한 정제수(순수 H₂O)와 순수 요소 함량 약 32.5%를 배합된 제품이다.

그러나 선박이나 산업현장 등에서 이용되는 산업용 요소수의 요소함량은 약 40% 수준으로 알려진다. 농업용 요소수는 특수 코팅된 요소 알갱이를 물에 녹인 제품으로, 차량용 대비 불순물 함유가 많을 수 있다.

제조방법도 차량용 요소수는 요소를 저온의 정제수에 강제로 녹여내는 방식으로 제조되는 것으로 알려지며, 일반 산업용 요소수는 40℃ 고온 용해로 제조해 요소 함량 및 불순물 함량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디젤 차량의 SCR 시스템이 오랫동안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농도와 구성요소의 순수성을 요구한다.

사용처에 따라 관련 규격 인증도 다르다. 차량용 요소수는 ISO22241 인증을 받은 제품이며, 선박용 등 산업용 요소수는 ISO18611 인증을 받았다. 두 제품의 가장 큰 차이는 어는점으로, 차량용은 –11℃, 선박용은 0℃다. 보관 온도도 차량용은 –5℃∼30℃, 산업용은 5℃~30℃다.

이러한 산업용·농업용 요소수를 디젤 차량에 사용할 시 SCR 고장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산업용 요소수는 차량용 보다 순도가 떨어지는데, 지속적으로 사용되면 내부에 불순물이 쌓이고 SCR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예시를 들면 지하수를 주전자로 끓이면 하얗게 석회가루 묻어나는 것처럼 어떤 불순물들이 내부에서 기화되면서 잔류할 수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사용할 경우에는 정확한 비중과 불순물의 제거, 정제수를 사용한 요소수 생산이 중요하다”며 “문제는 요소수 소모량이 많아 보충이 잦은 화물차인데, 차량용으로 전환된 산업용 요소수를 장기간 사용할 시 리스크가 있을 수 있어 산업용 요소수가 차량 내구성이나 부품 고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소수 대란이 장기화 되는 사태를 대비해 일부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자체적으로 차량용 요소수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현재 국내 아우디 및 폭스바겐의 서비스센터에서 자사 차량 소유주를 대상으로만 요소수를 판매하는 것으로 방침을 결정해 운영 중이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비축하고 있는 차량용 요소수 재고는 약 3∼4개월 정도의 사용량으로 파악된다.

뿐만 아니라 폭스바겐코리아의 경우에는 요소수 품귀현상이 장기화 될 경우를 대비해 내부적으로 추가로 물량 확보 계획도 준비 중으로 알려진다.

한편, 일부 누리꾼들은 현재 정부의 산업용 요소수 차량용 전환과 관련해 “자동차에 산업용 요소수 사용하다가 차량 고장나면 수리비는 정부가 지원해주나” 등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