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선 하나투어 사장(오른쪽)이 지난달 정상근무 재개 첫날 직원들을 맞이하며 커피 등 간식을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송미선 하나투어 사장(오른쪽)이 지난달 정상근무 재개 첫날 직원들을 맞이하며 커피 등 간식을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면치 못한 하나투어가 3분기에도 적자행진을 끊지 못했다. 다만, 본사 매각 효과로 당기순이익이 흑자전환하고, 4분기 들어 ‘위드 코로나’가 본격 시작된 점은 모처럼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된다. 물론 하나투어가 온전히 제 궤도를 되찾기 위해선 여전히 많은 시간 및 변수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송미선 사장의 무거운 어깨 또한 계속될 전망이다.

◇ 어김없는 적자 속 희망 한줄기

창립 이래 최악의 암흑기를 보내고 있는 하나투어는 3분기 역시 암울한 실적을 이어갔다. 하나투어가 공시한 연결기준 3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매출액 109억원과 영업손실 265억원, 당기순이익 4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앞선 2분기 대비 24.19%, 지난해 3분기 대비 26.11% 증가했다. 이는 ‘트레블 버블’ 시행으로 일부 지역의 해외여행이 재개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직전 분기 및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증가세를 기록했을 뿐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 여전히 참혹한 수준이다. 하나투어의 2019년 3분기 매출액은 1,832억원이었고, 2018년 3분기는 2,083억원이었다.

매출액이 최근 흐름에 비해 개선세를 보인 반면, 영업손익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앞선 2분기보다 오히려 10.81% 증가했고,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선 1.09% 줄어들었을 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 3분기부터 영업손익이 적자로 전환한 하나투어는 이로써 만 2년째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당기순이익의 흑자전환이다. 하나투어는 영업손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2분기부터 당기순손실을 기록해왔고,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그 규모가 더욱 확대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3분기엔 4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모처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앞선 2분기와 지난해 3분기 당기순손실 규모가 각각 422억원, 312억원이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흑자전환의 규모 또한 눈길을 끈다.

물론 여기엔 그만한 이유가 존재한다. 바로 본사 사옥 매각이다. 하나투어는 지난 8월 본사 사옥 등을 1,170억원에 매각했다. 이는 이번 흑자전환이 일시적 효과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하나투어는 3분기에도 대체로 암울한 실적을 이어갔지만, 당기순이익이 흑자전환한 것과 더불어 11월 들어 ‘위드 코로나’가 본격 시행되기 시작한 점은 모처럼 찾아온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된다. ‘트레블 버블’에 이어 ‘위드 코로나’도 신호탄을 쏘면서 하나투어가 마침내 회복기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국내 여행업계에서는 3분기 들어 뚜렷한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이판 관광이다. 사이판 정부는 올 연말까지 한국인 관광객을 4,000명까지 한정 허용했는데, 하나투어를 비롯한 7개 여행사에서 선보인 사이판 여행 상품은 순식간에 동났다. 

또한 한동안 대대적인 무급휴직을 시행해온 하나투어는 지난달 들어 정상근무 체제로 복귀한 바 있다. 이는 ‘트레블 버블’ 시행에 따른 것이자 ‘위드 코로나’에 대한 사전 준비였다. 

물론 아직 낙관하긴 이르다.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 업계 전반이 활기를 되찾기 시작한 것은 분명 사실이나, 진정한 회복을 위해선 여전히 많은 시간 및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일부 해외여행이 제한적으로 재개되긴 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 시점 및 가능여부는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이제 막 시작된 ‘위드 코로나’도 아직은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이 같은 냉엄한 현실은 송미선 사장의 무거운 어깨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송미선 사장은 지난 3월 하나투어의 새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해결사’의 중책을 맡은 바 있다. 하나투어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해 2월 최대주주가 박상환 회장에서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로 변경되며 공동경영 체제에 돌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박상환 회장이 각자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를 송미선 사장이 채웠다. 기존 각자대표였던 김진국 사장이 영업 부문을, 송미선 사장이 경영 및 재무 부문을 각각 담당하는 구조다.

송미선 사장은 지난달 정상근무 전환 첫날 직원들에게 커피와 간식을 전달하며 업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손 쓸 도리가 없는 상황에서 이제는 숨통이 트이기 시작한 만큼, 송미선 사장이 어떤 경영능력을 선보이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전히 중대기로에 서 있는 하나투어와, 하나투어를 제 궤도로 돌려놓아야 하는 송미선 사장이 언제쯤 코로나19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밝은 빛을 마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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