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2021 VIP간담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2021 VIP간담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후보가 제안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 위드코로나 방역지원금(이하 방역지원금)’ 명칭으로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해 내년 1월에 지급하겠다는 방안을 내 놓은 가운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취임 후 100일 이내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에게 50조 원 규모의 손실보상과 대출지원을 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면서 이들은 본인 공약에 대해선 “포퓰리즘이 아니다”고 해명하지만, 서로에게 ‘포퓰리즘’이라고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쩐의 전쟁’이 시작된 행태다.

◇ 이재명, 윤석열 ‘소상공인 50조 지원’ 즉시 시행 지적

윤 후보가 50조의 손실보상 구상을 발표하자 이 후보는 본인의 SNS를 통해 “정치는 네 편 내 편 가리기보다 오로지 국민, 오로지 민생이어야 한다”며 “13조원 지원은 반대하시면서, 50조원 지원을 그것도 대통령 되어서 하시겠다는 건 국민우롱으로 비칠 수 있다. 내년이 아니라 지금 당장 필요하고, 대통령이 되어 내년에 하더라도 이번 예산에 편성해야 하니 지금 즉시 내년 예산편성에 협조하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50조원부터 투입하겠다는 건 표를 구걸하겠다는 것”이라며 “새 정부 100일 안에 50조원이 가능해지려면 당장 내년도 예산 심의에서 50조원 증액이 필요하다. 아니면 국가 채무를 50조원 늘리는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 채무 늘었다고 비판하더니 100일 만에 50조원 늘리겠다는 거냐”고 지적했다.

가장 뼈아픈 지적은 송영길 당대표로부터 나왔다. 송 대표는 “정치를 잘 모르는 윤 후보가 즉흥적으로 말한 것 같다”고 깎아내리며 “이제 윤 후보는 무슨 말을 할 때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항상 상의하고 결재를 받은 다음에 하라”고 직격했다.

윤 후보의 50조 공약은 사실상 당과 논의가 미흡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MBC 라디오에 나와 “대선 경선 과정에서 나온 공약이기 때문에 당과 충분히 논의했던 공약이 아닌 것은 맞다”며 “이제 대선 후보가 된 다음에 그런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이니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 국민의힘, 이재명 방역지원금 '매표성 포퓰리즘'

이 후보의 방역지원금도 순탄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에서 연일 매표성 포퓰리즘이라고 거세게 반발하자 이 후보는 “돈 10만~20만원을 주면 돈 준 쪽에 몰려 찍는다는 것은 국민 모독에 가깝다”며 ‘매표성 공약’ 지적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 후보는 “고무신 사주고 막걸리 한 잔 주면 사람 가리지 않던 그 시대 그 분들이 아니다”며 “국민들은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내 미래를 위해 누가 어떻게 바람직한지 충분히 판단하는 집단지성을 갖췄다”고 말했다.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에 ‘우리나라 국민 정치적 수준을 격하하는 발언’이라고 맞대응했다.

다만 윤 후보의 ‘소상공인 50조원 지원’ 공약에 야당의 공격은 다소 맥이 빠진 모양새다. 이에 힘을 받은 더불어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관련해 방역지원금 명목으로 약 10조원 증액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자 정부도 다소 곤란한 입장이다.

◇ 정부는 난색

민주당 정책위의장인 박완주 의원이 10일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상회복을 위해 백신과 개인 방역, 마스크 등 지원을 위해 전국민 일상회복 방역지원금을 검토해야 한다”며 이와 같은 요구를 하자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부에서 경제 상황과 재정 여건을 고려해 본예산을 편성했다”면서 “증액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논의를 해야 하고 여야가 합의를 이뤘으면 좋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같은 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 국세징수법에 유예 요건이 있다”고 방역지원금을 위한 예산 증액에 단서를 달았다.

이어 홍 장관은 윤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도 “그런 지원이 정말 필요한지, 재원 뒷받침이 가능한지에 대해 짚어보고 그런 얘기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지원이 말만 했다가 안 되면 국민들께서는 기대감이 클 텐데 혼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현찰 공약’이 확산되자 제3지대 주자들은 거대여야 후보들을 싸잡아 비판하기 시작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두 후보의 대결구도를 보며 “이 후보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50만원씩’을 베팅하니 윤 후보가 ‘자영업자 50조원’으로 ‘받고 더’를 외쳤다”며 “정책 대결을 하랬더니 도박판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 후보를 놓고 “돈을 ‘새 정부 출범 후 100일 간’ 지급하겠다는데, 왜 50조원인지는 100일 후에 설명하겠다고 한다”며 “결국 윤 후보의 50조원 공약은 ‘받고 따블’을 외친 도박꾼의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를 ‘포퓰리즘 대마왕’, 윤 후보를 ‘포퓰리즘 입문자’로 비유했다.

대권에 도전하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대선공약 발표기자회견 후 “예산실장부터 경제부총리까지 나라 살림을 10년 이상 책임져온 사람으로서 (세금은) 국민의 피 같은 돈”이라며 현찰공약들에 대해 “재정의 1도 모르면서 돈이 화수분처럼 나오는 것인 양, 자기 주머니라면 결코 할 수 없는 말을 한다”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