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신선식품 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육류 배송서비스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서비스 경쟁력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신선도’가 우선시 될 것으로 예상된다. /픽사베이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신선식품 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육류 배송서비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스타트업이 주도하던 육류 배송서비스에 식품대기업도 참전을 시작한 가운데, 해당 서비스 경쟁력의 핵심은 무엇보다 ‘신선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초신선육‧구독서비스‧정육점 연계… 다양한 형태의 육류 배송서비스 

육류 배송서비스 증가 추세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장기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사람 간 접촉을 줄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장기간 시행됨에 따라 주로 외식을 통해 이뤄졌던 육류 소비가 줄고 가정에서의 소비가 늘었다. 

또한 분야를 불문하고 배달서비스 이용률이 급증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새벽배송을 내세운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에 대한 소비자 수요도가 대폭 증가한 점이 육류 배송서비스가 속속 등장할 수 있는 배경요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육류 배송서비스는 스타트업계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 지난 2016년 ‘정육각’과 이듬해 등장한 ‘육그램’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육류에 초점을 맞추고 신선한 고기를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워 육류 배송서비스를 운영해왔다. 

정육각은 ‘초신선육’을 전면에 내세웠다. 도축 후 4일이 지나지 않은 돼지고기를 빠른 시일 내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육류 유통과정 일부를 통합하고 당일 및 새벽 배송으로 실현했다. 

현재 정육각은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소·닭 등의 육류, 수산물·우유·계란 등의 신선식품으로 품목을 늘려 외연을 확장했다. 창립 이후 매해 투자를 유치하며 가치를 끌어올린 정육각은 지난 7월 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힌데 이어 네이버에서도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축산 유통 스타트업 육그램은 고기와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등장한 육그램은 이듬해 마장동 축산물 시장 유통사 10여 곳과 협업해 직통으로 가져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마장동소도둑단’을 필두로 고품질 육류를 제공하는 ‘식스그램’, B2B‧B2C 육류 당일배송 서비스 ‘미트퀵’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큐레이션(고객의 니즈를 고려해 업체가 품목을 선별‧제공하는 서비스 방식)한 고기를 한 달에 한번 배송하는 육류 구독서비스를 선보였고, 지난달부터 ‘네이버 정기구독서비스’를 통해 제공하기 시작했다. 육그램은 향후 종합 물류대행기업 ‘메쉬코리아’와 손잡고 퀵커머스를 적용할 수 있는 자사 제품군을 확대하겠단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식품대기업도 육류 배송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는 가운데 정육점과 소비자를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8월 동원홈푸드(이하 동원)는 ‘미트큐딜리버리’로 육류 배송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서비스는 소비자 주소지 근처에 가맹정육점을 제시하면 소비자는 가맹정육점에서 한우‧육우‧한돈 등 원하는 부위를 주문하는 형태다. 소비자가 주문‧결제한 고기를 가맹정육점이 준비하고, 배달대행업체 ‘바로고’가 소비자에게 1시간 내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육류 배달서비스를 시작했을 당시 26곳의 가맹정육점을 확보한 동원은 연내 100여 곳까지 늘림과 동시에 권역 확대를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상그룹(이하 대상) 역시 동원과 같은 형태로 정육점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육류 배달서비스 운영에 돌입했다. 지난 8일 대상은 동네 정육점 고기를 한 시간 내로 제공하는 ‘고기나우’ 시범 서비스를 개시했다. 대상은 자사 서비스의 특성으로 온라인으로 확인하기 힘든 품질‧중량‧두께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 할 수 있는 점을 내세웠다. 아울러 한 시간 내로 소비자에게 전달해 신선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현재 서울시 3개구에서 시범 운영에 돌입한 대상은 내년부터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 “신선도‧소포장 수요 증가”… 신선도 유지를 위한 물류효율화가 관건

운영 방식은 제각기 다르지만 스타트업‧대기업 불문하고 배송 속도를 높여 신선도 유지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업체들의 행보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으로 육류를 선택하는 소비자들 다수의 가치 또한 ‘신선도’였다. 

지난해 10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육류 소비행태 변화와 대응과제’를 보면 온라인 육류 구매의향 여부를 묻는 항목에 1,000명 중 512명이 구매한 적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온라인으로 육류를 구매할 때 고려한 주 요소로 ‘가격(43.8%)’ 다음 ‘신선도(22.3%)’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경험이 없는 488명의 경우 구매하지 않은 이유로 ‘신선도 확인 불가능(72.5%)’과 ‘품질 신뢰 어려움(49.6%)’이 주된 요인으로 집계됐다. 

결국 육류 배송서비스에서 중점으로 다뤄질 사항은 신선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초신선육을 전면에 내세운 정육각의 경우 육가공‧유통프로세스에 IT(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자동발주시스템을 개발‧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기업들은 물류효율화와 관련된 다양한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해당 보고서는 “육류의 신선도와 소포장에 대한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신선 포장육 육류 공급체계 구축을 통한 유통차별화가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며 “국내산 육류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신선육류를 소비자가 원하는 장소로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유통체계가 갖춰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 육류의 가공‧포장‧배송 등이 일원화된 공급망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소비자가 원하는 장소에 신선한 육류를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D2C를 포함해 B2C‧B2B의 원활한 매칭을 위한 IT기술 확보와 플랫폼 형성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서를 통해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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