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주한 중국 대사와 연쇄 회동에 나섰다. 미국과는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중국에는 최근의 요소수 사태 해결을 촉구하면서 대선 후보로서 실무 외교 능력을 내보였다.

이는 최근 선거대책위원회의 김현종 국제통상특보단장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요소 2,000톤의 수입을 약속받았고 향후 연간 8만 톤까지 가능하다고 밝힌 것과 함께 이 후보의 외교적 역량에 힘을 싣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후보실에서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미국 대사 대리도 함께 참석했다.

이 후보는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에게 “아주 오랜 한미동맹 관계를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경제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에 이른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한미동맹이 경제동맹으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계속 성장·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제가 가진 목표는 한가지다. 이 지역에 대해 미국이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가에 대한 신호를 주기 위해서”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가 강력한 동맹관계를 믿고 있다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취임 후 첫 방한 일정으로 여승배 외교부 차관보를 예방했으며, 이 후보를 만난 후 최종건 외교부 1차관보, 이성호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 정대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 등 경제외교 및 통상 담당자를 만날 예정이다.

이 후보는 곧이어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와 만남을 가지고 “요소수 문제로 한국에서 불편함을 겪고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중국이 수출물량 비율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주면 혼람을 극복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요소수 말고도 중국 수입에 100% 가까이 의존하는 품목들이 상당히 많아서 앞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앞으로도 한중 간 경제적 협력·의존 관계가 계속 될 것이기 때문에 비상사태에 대비해서 이야기를 해두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싱 대사는 “중국이 요소수 관련 규정을 조정한 것은 특정 국가를 겨냥해서 한 것이 아니었다”며 “중국 내부도 (요소수가)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큰 영향이 있을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했다.

이어 “한국에서 이렇게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중한 양국의 산업체와 공급체가 긴밀한 구조를 이루고 있는 만큼 이미 운명 공동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런 이 후보의 외교 활동에 대해 당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모양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1급 공무원인 차관보를 우리 여당과 야당 대선 후보가 공히 만나는 것이 사리에 맞는지에 대한 지적이 조금 나오더라”면서 “저도 일견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고 당 내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 후보는 오는 12일에도 존 오소프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과도 만날 계획으로, 실무적인 외교 능력을 보여주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