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C 브랜드 첫 출격, 빅 사이즈 신차로 韓 공략… 이쿼녹스 복귀는 안갯속
향후 4년 내 전기차 라인업 총공세… 전량 수입, 국내 생산은 계획 無

/ 한국지엠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GM 미래 성장 미디어 간담회에서 내년 신차 계획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한국지엠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 시장에서 파이를 늘리기 위해 2025년까지 신차를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국GM(이하 한국지엠)의 수익성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지엠은 12일 부평 한국GM 본사에서 열린 ‘GM 미래 성장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하고 내년 신차 출시 목록과 향후 2025년까지 사업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먼저 내년 1분기에 쉐보레 풀사이즈 SUV 타호의 한국 시장 출시를 확정했으며, GM의 RV전문 브랜드 GMC의 한국 론칭과 함께 대형 픽업트럭 시에라도 출격한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쉐보레 콜로라도의 성공을 바탕으로 GM의 독보적인 트럭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우리는 이에 따라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의 시작이 될 GMC의 풀 사이즈 럭셔리 픽업트럭 시에라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더욱 향상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타호와 시에라 출시로 우리 고객들은 더 많은 것들을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쉐보레 타호는 지난 2019년 서울모터쇼에서 실물을 한국 소비자들에게 공개한 후 그간 내부적으로 한국 도입 시기를 세부적으로 조율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쉐보레가 올해 한국 시장에 도입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풀사이즈 SUV 타호. / 쉐보레
내년 1분기 한국 시장에 상륙을 예고한 쉐보레 풀사이즈 SUV 타호. / 쉐보레

쉐보레 타호의 한국 도입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다소 도입 시기가 늦은 감이 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그 동안 한국지엠이 타호 도입을 망설이는 사이 경쟁사인 포드코리아에서는 포드 익스페디션과 프리미엄 브랜드 링컨의 네비게이터 모델을 연이어 출시해 빅 사이즈 SUV를 원하는 소비층을 공략했다.

타호는 앞서 국내 시장에서 한국지엠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트래버스보다 외관 사이즈가 더크다. 타호의 크기는 △전장 5,351㎜ △전폭 2,058㎜ △전고 1,927㎜ △휠베이스(축거) 3,071㎜ 정도다. 기본적으로 플랫폼은 공유하고 있어 축거는 트래버스와 비슷한 수준이며, 외관 크기를 더 키워 실내 공간을 보다 넓게 확보했으며 공격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미국 본토에서 판매되는 타호는 직렬 6기통 싱글터보 엔진과 V8 자연흡기 2종 등이 존재하는데, 아직 국내 출시 모델에 대한 상세 제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도입 가능성이 높은 모델로 V8 6.2ℓ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모델의 출시를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경쟁 모델인 포드 익스페디션이 V6 트윈터보 3.5ℓ 엔진을 품었기 때문에 이보다 넉넉한 출력을 낼 수 있는 엔진을 품은 모델을 도입할 수도 있지만, 직렬 6기통 3.0ℓ 모델도 277마력의 출력과 63.6㎏·m의 최대토크를 뿜어내 모자람이 없다. 국내 자동차세금 등을 감안하면 직렬 6기통 3.0ℓ 모델이 대중성이 더 크다.

어떤 모델이 출시될지 아직 공개가 되지는 않았으나, 내년 풀사이즈 SUV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GM이 내년 한국 시장에 론칭을 확정한 GMC 신형 시에라 1500. / GMC 홈페이지 갈무리
GM이 내년 한국 시장에 론칭을 확정한 GMC 신형 시에라 1500. / GMC 홈페이지 갈무리

GMC 브랜드는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으나, 5060 이상의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제무시’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GMC는 과거 미국의 군용 트럭을 생산하기도 했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우리나라 군에 공여돼 전술차량으로 활용된 바 있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GMC 브랜드는 내년에 처음으로 한국 시장에 정식 론칭을 앞두고 있다. 한국 땅을 밟는 GMC의 첫 주자는 대형 픽업트럭 시에라 모델이다.

GMC 시에라는 지난 10월 말 북미 시장서 부분변경 모델로 출시됐으며, 국내에도 동일한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GMC는 GM의 RV 전문 브랜드이면서도 럭셔리함을 함께 갖춘 브랜드다. 크기는 △전장 5,359㎜ △전폭 2,061㎜ △전고 1,923㎜ △휠베이스 3,213㎜ 등으로 전장과 휠베이스는 쉐보레 콜로라도보다 조금 짧지만, 전폭은 18㎝ 정도 더 넓다. 전면부의 넓은 라디에이터그릴과 큼지막한 헤드램프 등이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GMC 시에라도 미국 본토에서는 △2.7ℓ 직렬 4기통 싱글터보 △3.0ℓ 직렬 6기통 싱글터보 △5.3ℓ V8 자연흡기 △6.2ℓ V8 자연흡기 등 여러 트림을 판매 중이지만 국내에 들여오는 모델은 한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신차 소식이 들려온 점은 GM이 한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긍정적인 시그널이지만, 쉐보레의 중형 SUV 이쿼녹스의 복귀 소식은 감감무소식이다.

한국지엠 측을 통해 재차 확인해봤으나,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여전히 유동적이라 생산물량 확대가 당장엔 쉽지 않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돼 신형 이쿼녹스의 한국 시장 출시 시점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쿼녹스의 부재는 아쉬운 부분이지만, 새로운 신차 소식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또한 현재 배터리 결함으로 리콜 대상에 오른 볼트EV와 볼트EUV의 신차 출시가 다소 지연되고 있는데, 최근 미국 본토에서 신형 배터리의 선적이 완료된 후 출항을 해 약 2주 후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GM 측은 우선 기존의 볼트 고객들이 소유한 모델의 배터리 리콜을 진행한 후 현재 주문 물량에 대해 신형 배터리를 장착하고 출고를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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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미래 성장 미디어 간담회에서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이 한국 시장 전기차 출시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한국지엠

이어 2025년까지 10종의 전기차 출시도 예고했다. GM 산하 브랜드에는 쉐보레와 캐딜락, GMC, 허머 등이 존재한다. 이 중 현재 한국에는 쉐보레의 전기차 볼트 2종만 출시된 상태며, GM 산하 타 브랜드의 전기차 모델은 아직 출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출시가 점쳐지는 모델은 캐딜락 리릭이다. 캐딜락 리릭은 현재 미국 본토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리릭은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모델이기도 해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4년 내에 10종의 전기차가 출격을 앞두고 있는 만큼 국내 자동차 시장의 빠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GM의 전기차 10종은 전량 수입 판매될 예정이다. 국내 한국지엠 공장에서는 현재 생산 중인 트레일블레이저와 2023년 초 출시를 계획 중인 글로벌 차세대 크로스오버 차량(CUV)만 배정해 생산할 계획이며, 추가 배정 모델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은 간담회에서 “GM은 충돌 제로, 배출 제로, 혼잡 제로의 트리플 제로 비전(triple zero vision) 추진하고 있으며,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2025년까지 350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면서도 “출시 예정인 10종의 전기차는 전량 수입될 것이며,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CUV 이후 한국에서의 추가 제품 생산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트레일블레이저의 성공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 CUV의 성공적 출시가 중요하다”며 “이들 두 제품이 성공할 때 한국지엠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자동차 업계를 강타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정에 대해 스티브 키퍼 수석부사장은 “지난 3분기보다 이번 4분기 상황이 조금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며, 반도체 공급이 유동적인 점을 감안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적게나마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고 이제는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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