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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이슈&팩트(172)] ‘층간소음 항의’ 이웃집 찾아가기, 주거침입죄 적용된다?
2021. 11. 12 by 이미정 기자 wkfkal2@sisaweek.com
이웃 간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벌이다 법적 시비를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각에선 단순히 찾아가거나 초인종을 누르는 행위를 했다가 주거침입죄에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분쟁이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이웃 간 층간소음 분쟁이 법적 다툼으로 번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웃집을 찾아가 문 앞에서 층간소음 불편을 강하게 항의했다가 되레 주거침입죄로 경찰에 신고당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찾아가거나 초인종을 누르는 행위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다. 실제로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을까.

◇ 층간소음 항의방문 과정서 ‘주거침입 적용’ 사례 놓고 의견분분

층간소음은 한 층에서 발생한 소음이 다른 층의 가구까지 전달되는 것을 뜻한다. 다세대 주택이나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주로 발생한다. 주택법 등 관계 법령에 따르면 뛰는 소리, 문이나 창문을 크게 닫는 소리, 애완견이 짖는 소리, 세탁기·청소기·운동기구를 사용하는 소리 등이 층간소음 유발 사례 범주에 포함된다. 

이러한 층간소음 피해 민원 사례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상담 신청 건수는 4만2,250건으로 전년(2만6,257건)과 대비 1.6배 증가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이러한 층간소음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을 문의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글 중에 이웃집에 항의 방문을 했다가 자칫하면 주거침입죄로 신고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내용도 있다.

한 누리꾼은 “층간소음으로 오랫동안 시달려왔다. 직접 찾아가 따지고 싶은데 집안 어른분께서 ‘뉴스에서 층간소음으로 따지려고 찾아가서 문 두드리다가 주거침입으로 신고당했다는 사례를 보셨다’며 말리신다”며 “실제로 주거침입이 될 수 있을까 궁금하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실제로 한 시민이 이웃집에 층간소음을 항의했다가 경찰에 주거침입으로 신고된 사례가 지난 5월 한 언론보도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형법상 주거침입죄란 사람이 주거·관리하는 건조물·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하거나, 이러한 장소에서 퇴거의 요구를 받고 응하지 않았을 때 적용된다. 주거침입죄에 해당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주거침입 범주에서 주거란 단순히 ‘집 내부’ 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공동주택의 현관 안이나 공용계단, 복도 등도 해당될 수 있다. 이에 해당 공동주택에 거주하지 않는 타인이 공용현관과 복도 등에 무단으로 들어온 경우도 주거침입에 해당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공동주택에 함께 거주하는 주민일 경우엔 상황이 다르다. 우선 이웃집 문 앞까지 찾아가는 행위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없다고 법조계에선 보고 있다. 다만 항의 과정에서 상대방의 주거 평온을 해칠 정도로 위협적인 행동을 했을 경우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의견이다. 

◇ 단순 방문은 괜찮지만… 주거평안 해치는 위협 행동 시 처벌 위험 

이에 대해 김광석 법무법인 송현 변호사는 <시사위크>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집에 찾아가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며 “다만 시끄럽게 문을 두드린다거나 일반적인 항의 수준을 넘어가는 행위를 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현철 법무법인 법과사람들 대표변호사 역시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박현철 변호사는 “초인종을 1~2번 누르거나 문을 두드리는 방식의 단순 방문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대방이 집에서 나오지 않음에도 지나치게 반복적으로 문을 두드리거나 초인종을 누른다면 주거침입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 상대방 집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의도성을 짐작하게 할 수 있다는 이유다.

박 변호사는 “만약 상대방이 문을 일부러 안 열어준다고 해서 문을 쾅쾅 두드린다고 한다면 ‘문을 안 열어주면 내가 (억지로) 들어갈 수 있다’는 메시지로 줄 수 있다”며 “실제로 상대방이 집에 있다면 주거의 사실상 평온을 침해받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주거침입죄의 보호법익은 주거의 사실상 평온을 해치지 않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에 실제로 집 안에 침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주거의 평안을 해치는 행동으로 판단될 경우, 주거침입 미수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게 박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상대방이 문을 열어줬을 때는 어떨까. 우선 층간소음을 항의하고자 상대방의 동의 없이 집안에 들어가려고 하거나, 들어갔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더불어, 법조계에선 몸 전체가 아닌, 신체 일부만 들어가는 때도 처벌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주거 평온을 해치는 행위가 동반됐느냐가 주요 기준이 된다고 박 변호사는 전했다. 

종합하자면 층간소음 문제에 대한 주의를 목적으로 한 단순 방문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상대방이 위협을 느낄만한 항의를 하거나 주거의 평안을 해칠 행동을 할 경우,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 최종결론 : 절반의 사실 

근거자료
- 형법 제36장 주거침입의 죄
- 김광석 법무법인 송현 변호사 
- 박현철 법무법인 법과사람들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