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비스를 시작한 글로벌 OTT플랫폼 ‘디즈니+(디즈니 플러스)’에 국내 OTT이용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시사위크>에서는 디즈니 플러스를 직접 이용해보고 서비스의 장·단점에 대해 솔직한 리뷰를 진행해 봤다./ 사진=박설민 기자, 디즈니 플러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지난 12일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디즈니+(이하 디즈니 플러스)’가 마침내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디즈니의 풍성한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이 큰 국내 OTT소비자들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이에 <시사위크>에서는 그동안 소문이 무성했던 디즈니의 ‘압도적 콘텐츠력(力)’을 직접 체험해보고, 다른 경쟁 OTT플랫폼과의 차별점을 비교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과연 디즈니 플러스는 소문처럼 OTT의 ‘콘텐츠왕’ 다운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까.

기자는 지난 13일부터 디즈니 플러스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디즈니 플러스 앱(App)를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행한 모습. 파란 배경 화면에 다양한 콘텐츠들이 즐비하다./ 사진=박설민 기자

◇ “스타워즈부터 MCU까지”… 디즈니 플러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았다’

현재 디즈니 플러스 서비스에 가입해 이용하고 있는 본 기자가 느낀 것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다’는 것이었다. 

지난 13일 디즈니 플러스 앱(App)에 처음 접속하자 파란색 로고 바탕에 놓인 다양한 콘텐츠 카테고리들이었다. △월트디즈니 △픽사애니메이션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 등 6개의 월트디즈니 콘텐츠 브랜드 카테고리들이 눈길을 끌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측에 따르면 해당 카테고리들에는 총 1만6,000회차 분량의 영화, TV 프로그램들이 포함됐다. 이는 하루 5편씩 디즈니 플러스의 콘텐츠를 본다고 가정하면 약 9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모든 콘텐츠를 다 볼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SF, 액션, 히어로 영화들에 관심이 많은 팬들이라면 디즈니 플러스의 선택은 ‘적절하다’라고 판단됐다. 우리에게 ‘어벤져스’ 시리즈로 잘 알려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콘텐츠 전체를 디즈니 플러스에서 이용 가능했기 때문이다. 

디즈니 플러스의 가장 큰 장점은 무궁무진한 수준의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월트디즈니 △픽사애니메이션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 등 6개의 월트디즈니 콘텐츠 브랜드 카테고리들에는 총 1만6,000여편의 영화와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다./ 사진=박설민 기자

실제로 기자가 좋아하는 마블 콘텐츠인 ‘아이언맨 1편(2008)’부터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까지 MCU의 유명 시리즈 전편 모두를 디즈니 플러스에서 즐길 수 있었다. 지난 9월 개봉한 MCU 시리즈의 가장 최신 작품 중 하나인 ‘샹치와 텐링즈의 전설’까지 제공하고 있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극장에 가기 꺼려지는 관람객들은 최신 영화를 디즈니 플러스에서 이용하는 것도 가능해 보였다.

MCU 기반의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콘텐츠도 눈길을 끌었다. MCU의 인기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제작한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인 ‘완다비전’ ‘팔콘과 윈터솔져’ ‘로키’ 등은 MCU의 팬이라면 지나치기 힘든 유혹이 될 듯 했다. 또한 스타워즈 세계관을 담고 있는 ‘만달로리안’ 역시 전 세계 SF영화 팬들의 선택을 받기엔 충분한 재미를 줬다.

이밖에도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양한 다큐멘터리와 20세기 폭스(현 20세기 스튜디오)의 심슨가족, 에일리언 시리즈 등 월트디즈니 컴퍼니의 자회사인 콘텐츠들 역시 전체 이용이 가능해 디즈니 플러스의 풍성한 콘텐츠 폭이 더욱 넓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최종적으로 평가해보자면 디즈니 플러스 서비스를 약 3일간 이용해본 결과, 확실히 그동안 타 OTT플랫폼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력한 콘텐츠 파워를 자랑한다고 강조해온 월트디즈니의 말이 허언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본인이 MCU나 스타워즈의 팬이라면 디즈니 플러스를 한 번쯤은 이용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됐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실제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해 본 모습. 사진 위쪽은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시리즈의 ‘캡틴아메리카-시빌워’의 한 장면이며, 사진 아래는 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의 한 장면./ 사진=박설민 기자

◇ 익숙한 콘텐츠=콘텐츠 경쟁력? ‘No!’… “볼 건 많은데 볼 것 없을 수도” 

하지만 그렇다고 아쉬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디즈니 플러스를 이용하면서 느꼈던 가장 아쉬웠던 점은 놀랍게도 바로 ‘콘텐츠의 부족’이었다. 디즈니 플러스의 주요 콘텐츠들은 굉장히 재미있고, 우수한 품질의 콘텐츠들인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모두 ‘어디서 봤던’ 콘텐츠였기 때문이다.

디즈니 플러스가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인 ‘팔콘과 윈터솔져’ ‘로키’ ‘완다비전’을 예를 들어보자. 이들은 모두 매우 인기 있었던 MCU의 영화 ‘캡틴아메리카-윈터솔져’와 ‘시빌워’, ‘어벤져스 시리즈’의 후광을 받고 있는 콘텐츠들이다. 

분명 MCU의 팬들이라면 이 시리즈들에 관심이 높고 높은 재미를 느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용자들이라면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야?’라고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해당 시리즈의 주요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선 10년 넘게, 수십 편의 영화로 쌓아 올린 MCU시리즈를 전부 봐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영화에서 봤던 코믹, 액션 요소들이 반복되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팔콘과 윈터솔져’에 등장한 주인공 버키 반즈가 악당들을 물리칠 때 보여준 액션은 ‘캡틴아메리카-윈터솔져’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오히려 드라마 특성상 영화보다 제작비가 줄어든 만큼, 조금 더 부실해 보이기까지 했다.

디즈니 플러스의 콘텐츠는 모두 검증된 콘텐츠인만큼 대부분 훌륭한 퀄리티를 자랑했다. 하지만 동시에 오리지널 콘텐츠의 등장인물이나  스토리 텔링 모두 기존 시리즈에서 차용한 것이 대부분이기에 '너무 익숙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사진=박설민 기자

콘텐츠 분야 전문가들 역시 디즈니 플러스가 넷플릭스라는 강력한 상대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기존 콘텐츠들에만 국한돼선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OTT시장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참신한 오리지널 콘텐츠, 특히 서비스 지역에 맞춘 로컬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것.

삼성증권 최민하 애널리스트도 지난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존 디즈니의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감안할 때 디즈니 플러스는 가성비가 있다고 보여지나 경쟁력을 장기화 하기 위해서는 한국 콘텐츠를 선호하는 한국 OTT 이용자의 니즈에 맞춰 얼마나 많은 로컬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 확보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이는 최근 디즈니 플러스의 경쟁사인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을 통해 전 세계적인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음을 생각해보면 로컬 OTT콘텐츠에서 ‘참신함’이 주는 이점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익숙한 장르인 ‘데스게임’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적 서사를 입혀 해외 넷플릭스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신선함을 준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 가구수를 기록한 콘텐츠가 됐다.

결국 디즈니 플러스가 우리나라 OTT시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현재 보유한 막강한 콘텐츠의 힘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이용자들의 니즈를 맞춘 신선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해줄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성공의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요새 OTT이용자들이 흔히 말하는 ‘볼거리는 많은데 진짜 볼 것은 없다’라고 말하는 비판을 디즈니 플러스가 피해가기 위해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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