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사조산업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사조산업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소액주주와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사조산업의 주진우 회장이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 실태로 빈축을 사고 있다. 여러모로 더욱 중요해진 ‘ESG경영’을 정면으로 역행하는 행보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3%룰 악용’으로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는 가운데, ‘ESG경영’에 대한 주진우 회장의 진정성이 더욱 의심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 ‘ESG경영’ 강화한다더니… 이사회 출석률은 ‘낙제점’

사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사조산업은 올해 들어 소액주주와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최대주주를 비롯한 경영진을 향해 각종 문제를 제기하며 강도 높은 행동에 나서면서 전쟁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이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빈축을 사고 있다.

사조산업의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25회차의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 중 주진우 회장이 참석한 것은 단 1번뿐이다. 출석률로 치면 4%다. 주진우 회장의 ‘복심’으로 알려진 이인우 사조그룹 부회장 역시 6번 출석에 그치며 24%의 출석률을 기록하고 있다. 나머지 사내·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모두 90%를 넘고, 100%를 기록하고 있기도 한 점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 출석은 등기이사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자 성실경영의 척도라 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의 찬반여부를 결정하는데 있어 이사회 출석률을 기본 지표로 삼는 것도, 금융감독원이 기업공시 서식 작성기준 개정을 통해 2019년부터 사내이사의 이사회 출석률 및 찬반여부를 사업보고서에 기재하도록 한 것도 모두 이러한 이유에서다.

특히 이사의 성실한 이사회 출석은 최근 화두로 떠오른 ‘ESG경영’ 실천의 기초이기도 하다. ‘ESG 경영’의 한 축인 ‘G(Governance)’는 투명하고 공정한 의사결정구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소액주주와 갈등을 겪고 있는 사조산업은 다른 어떤 기업보다 ‘ESG경영’ 확립, 그중에서도 투명하고 공정한 의사결정구조 구축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실제 사조산업은 소액주주와의 갈등을 계기로 ‘ESG경영’ 강화를 천명했고, 지난달엔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를 출범시킨 바 있다.

하지만 주진우 회장의 이사회 출석 실태는 ESG경영 확립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그의 불성실한 이사회 출석 실태는 비단 올해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주진우 회장은 지난해에도 사조산업에서 42%의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했다. 2019년엔 100%의 출석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2018년엔 다시 52%로 뚝 떨어진다. 

더욱이 주진우 회장은 소액주주와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이른바 ‘3%룰’을 악용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3%룰은 최대주주를 견제하고 소액주주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의결권 제한 제도다. 그런데 주진우 회장은 최근 소액주주의 요청으로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지분쪼개기와 정관변경 등의 꼼수를 대거 동원해 방어전에 성공하며 3룰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를 향한 비판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뤄지기도 했다.

여전히 소액주주와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주진우 회장이 언제쯤 ‘ESG경영’의 진정성을 향한 물음표를 떼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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