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넥스가 3분기에도 적자행진을 끊지 못했다.
에넥스가 3분기에도 적자행진을 끊지 못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본격적인 대선 정국 속에 ‘정치인 테마주’ 효과로 주가가 들썩 에넥스가 3분기에도 아쉬운 실적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가 현실로 이어지지 못한 모습인데, 세대교체 마무리 이후 거듭되고 있는 실적 부진으로 박진규 회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 주가·실적 엇박자… 3분기도 ‘적자’

중견 가구업체 에넥스가 3분기에도 우울한 실적을 이어갔다. 최근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에넥스는 3분기 연결기준 553억원의 매출액과 27억원의 영업손실, 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대비 18.3% 감소하고, 영업손익 및 당기순손익은 적자전환한 실적이다.

올해 누적 실적 역시 아쉬움이 더욱 깊어졌다. 에넥스의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1,7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 줄어들었고, 누적 영업손실은 62억원으로 2배 가까운 89.5% 증가했다.

에넥스의 이 같은 실적 부진은 들썩이는 주가 흐름과 180도 엇갈린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에넥스는 전 세계 주식시장이 코로나19 충격에 휩싸인 지난해 3월 500원대까지 뚝 떨어지고, 올해 초에도 1,300원대에 머물렀던 주가가 현재 3,000원 안팎을 오가고 있다. 지난 7월 초엔 장중 한때 3,70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에넥스의 주가를 들썩이게 만든 요인으로는 ‘부동산 사태’에 따른 공급확대 기대와 함께 본격적인 대선 국면 속 ‘정치인 테마주’ 효과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흥미로운 점은 에넥스가 여야의 최종 대선주자로 선출된 인물들과 고루 얽혀있다는 점이다. 에넥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물론 윤석열 더불어힘 대선후보 관련주로도 지목된다. 두 후보의 주택정책에 따른 수혜가 그 근거로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기대가 아직은 다소 막연하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들썩이는 주가와 달리 거듭되는 실적 부진은 박진규 회장의 고민을 더욱 깊어지게 만들고 있다.

에넥스는 2017년과 2018년 매출액 4,000억원대를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던 실적이 이후 뚜렷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액은 2019년 3,636억원에 이어 지난해 2,336억원으로 급감했다. 또한 영업손익은 2019년 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하더니 지난해에는 85억원으로 그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올해 역시 실적 감소 및 적자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하반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문제는 이 같은 실적 부진이 하필이면 박진규 회장이 세대교체를 마무리한 시점부터 시작됐다는 점이다. 에넥스는 2019년 3월 창업주인 박유재 명예회장이 공동 대표이사 및 등기임원에서 모두 물러나며 진정한 2세 시대에 돌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홀로서기에 나선 박진규 회장은 자신의 능력 및 성과 입증을 당면과제로 마주하게 됐지만, 실제 실적은 정반대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에넥스는 건설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사업 특성상, 머지않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 같은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판매채널 확대를 추진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기도 하다. 어느덧 홀로서기 3년차에 접어든 박진규 회장이 언제쯤 실적 부진의 아쉬움을 털고 2세 경영인으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