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를 선대위에 영입할 것이란 말이 나오는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반문(反文) 집합소’가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지금 통합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콘셉트가 잘 잡혀야지 국민들한테 효과가 있는 것인데 반문 집합소 같이 돼버리면 이거는 또 다른 2020년 총선의 재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김 전 대표를 후보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경선 과정에서 혹은 그 이전에도 교류를 했던 걸로 듣고 있다”며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이 유력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같은 인사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 인물을 앉히는 것으로 ‘외연 확장’이라는 목표가 이뤄질 것이냐는 데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 대표도 역시 비슷한 견해다. 무조건적인 ‘통합론’으로 선거 승리를 기대하는 것을 경계했다. 이 대표는 “제가 항상 이야기하지만 여의도 정가에서 사람들이 아이디어가 떨어졌을 때 하는 게 통합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최고위원회 의사결정 단위에서 항상 나왔던 이야기가 딱 이 정도 수준”이라며 “내 주변에 문재인 좋아하는 사람 없다, 그러니까 통합하면 다 이긴다는 두 단계 사고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상징성 있는 인사와 실무를 하는 인사는 구분해야 된다고 본다”며 “김한길 대표 같은 분 이름이 나오면 이분은 충분히 실무도 하실 수 있는 분이라는 판단을 하는 거다. 그래서 좀 이제 위협적으로 받아들이는 분도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단순한 그런 통합의 의미만으로 바라보지 않는 분들이 있고 정계에서의 그분의 영향력이라고 이런 걸 봤을 때 좀 확장된 해석을 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서 후보도 그것의 긍정적인 효과, 부정적인 효과는 잘 판단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선대위 막판 조율에 나섰지만, 최종 결정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이르면 18일 선대위 발표도 점쳐졌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1차 선대위 발표는 다음 주 중반쯤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