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빌 콜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대표가 취임한 지 1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판매실적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로빌 콜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대표가 취임한 지 1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판매실적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인상적인 성장세를 보이다 돌연 가파른 하락세로 돌아섰던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올해도 역성장이 임박한 모습이다. 수장 교체도, 통렬한 반성과 재도약 의지 천명도, 적극적인 신차 투입도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거듭되는 몰락 속에 해법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 브레이크 없는 추락… 올해도 역성장 ‘임박’

2021년도 이제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올해도 깊은 부진의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신규 자동차 등록대수 집계에 따르면,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지난 10월 각각 7대와 327대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또 다시 받아들었다. 재규어의 판매실적은 철수 수순에 가깝고, 랜드로버 역시 참혹한 수준이다.

앞서 지난 5월 8대의 월간 판매실적을 기록한 바 있는 재규어는 또 다시 한 자릿수 실적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최저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인 롤스로이스에게조차 밀린 꼴찌에 해당한다. 랜드로버는 지난해 10월(305대)에 비해 후퇴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반등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10월까지 누적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먼저 재규어는 10월까지 289대의 누적 판매실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해당한다. 연간 판매실적이 500대는커녕 300대를 넘기지 못할 위기다. 랜드로버도 10월까지 누적 판매실적이 2,556대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6%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최근 행보를 되짚어보면 이 같은 올해 실적이 더욱 씁쓸하게 다가온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201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수입차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와 발맞춰 승승장구 했다. 특히 랜드로버의 질주가 매서웠다.

재규어의 경우 연간 판매실적이 △2010년 726대 △2011년 1,016대 △2012년 1,197대 △2013년 1,901대 △2014년 1,989대 △2015년 2,804대 △2016년 3,798대 △2017년 4,125대로 뚜렷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랜드로버 역시 2010년 944대에 불과했던 연간 판매실적이 △2011년 1,383대 △2012년 1,916대 △2013년 3,103대 △2014년 4,675대 △2015년 7,171대 △2016년 1만601대 △2017년 1만740대 △2018년 1만1,772대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두 브랜드는 나란히 추락했다. 재규어의 연간 판매실적은 △2018년 3,701대 △2019년 2,484대에 이어 지난해 875대로 뚝 떨어졌고, 랜드로버 역시 2019년 7,713대에 이어 지난해 4,801대로 곤두박질쳤다. 

이는 시장 전반의 흐름과 거리가 멀었고, 품질과 서비스 등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자체 문제에 따른 것이었다. 이처럼 실적으로 혼쭐이 난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결국 지난해 10월 로빈 콜건 대표를 새 수장으로 맞이하며 사태 수습에 돌입했다. 로빈 콜건 대표가 본사에서 오랜 세월 몸담으며 랜드로버 글로벌 브랜드 총괄과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동남아시아 지역 대표 등을 거친 핵심 인물이라는 점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처한 위기상황을 역설했다.

패전처리반이 아닌 구원투수로서 중책을 안고 취임한 로빈 콜건 대표는 지난 3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통렬한 반성 및 재도약의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또한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올해 신차 출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0월까지 성적표에선 어떠한 효과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남은 두 달 동안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언제쯤 답을 찾고 예전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또 다시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로빈 콜건 대표를 둘러싼 공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