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의 10월 판매실적이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면서 국내 자동차시장 3위 도약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의 10월 판매실적이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면서 국내 자동차시장 3위 도약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수입차시장 제패를 넘어 자동차시장 전체 3위를 노렸던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3분기까지만 해도 여유 있게 3위를 차지하며 ‘굳히기’에 들어가는 듯했지만, 4분기 들어 무난했던 흐름이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벤츠는 지난 9월까지 6만2,232대의 누적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수입차시장에서 압도적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와의 격차가 1만대 이상 벌어졌을 정도다.

또한 벤츠는 국내 완성차업계 3사인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또한 모조리 큰 격차로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기간 이들 3사의 누적 판매실적은 4만6,663대, 4만2,803대, 4만997대였다. 역시 벤츠의 실적과는 1만대 이상 차이가 났다.

이처럼 벤츠의 국내 자동차시장 3위 도약은 순조롭게 진행돼왔다. 벤츠의 성장과 국내 완성차업계 3사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골든 크로스’가 임박했던 것이다.

하지만 4분기 들어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벤츠는 10월 판매실적이 3,623대로 고꾸라지며 4,824대를 기록한 BMW에게 수입차시장 1위 자리를 내줬다. 이는 앞선 9월 대비 42%, 지난해 10월 대비 44.9% 감소한 수치이기도 하다. 9월까지 16.2%를 기록했던 누적 판매실적의 전년 대비 증가세도 10월 기준으로는 9.5%까지 낮아졌다.

이는 전 세계 자동차업계를 덮친 ‘반도체 대란’ 여파로 풀이된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벤츠를 비롯한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들은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인해 일부 기능을 제외한 차량을 출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반도체 대란’에 따른 여파가 벤츠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현대자동차·기아는 물론, 국내 완성차업계 3사 역시 판매실적 감소세가 뚜렷하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차의 10월 내수시장 판매실적은 각각 2,493대, 5,002대, 3,279대로 집계됐다.

이로써 10월까지 누적 판매실적은 벤츠 6만5,855대, 한국지엠 4만9,156대, 르노삼성 4만7,805대, 쌍용차 4만4,276대를 기록하게 됐다. 여전히 차이가 크지만 ‘반도체 대란’ 변수로 각 브랜드의 판매실적이 들쭉날쭉한 만큼, 마냥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BMW의 도전을 간과할 수 없다. 모처럼 수입차시장 월간 판매실적 1위를 차지한 BMW는 10월까지 5만7,265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벤츠와의 차이가 8,500여대 수준으로 가장 근접해있다.

벤츠는 수입차 브랜드의 첫 국내 자동차시장 3위 등극이란 이정표를 무난히 세울 수 있을까. 아니면 극적인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삼키게 될까. 판이 흔들린 10월에 이어 올해 남은 두 달의 성적표를 향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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